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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39> 부산시향 부지휘자 취임 이민형 첫 연주회서 느낀 점

부산시향 데뷔한 한예종 기대주 … 현실에 머문 부산 예술교육에 자극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08 18:58:30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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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세 젊은 부지휘자의 첫 무대
- 드보르작 ‘신세계로부터’ 연주
- 일상적인 서곡 없는 프로그램
- 오디션 거친 지역 현직 교수의
- 통념 깬 피아노 협연 등 신선

- 짧은 역사에 급성장한 한예종
- 부산 음악대학 현주소 생각케 해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동족애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기쁨이요 안식이다. 바쁘고 팍팍한 현대인의 삶에서 ‘더불어’와 ‘함께’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나 지역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기쁨일 수 있다. 그곳이 타국, 타향이면 더더욱 말이다.
지난 5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민형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취임연주회. 부산문화회관 제공
지난 5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의 취임연주회가 열렸다. 부지휘자 이민형(33)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와 스코틀랜드 왕립 예술원에서 공부했고 다양한 외국 활동 경험이 있다. 지난달부터 부산시향과 호흡을 맞추며 한국에서 음악 활동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첫 무대가 이번 공연이었다. 지휘자로서 부산에 대한 기대가 크고 잘 해내고 싶은 욕심 또한 클 것이다. 더구나 한예종 정치용 교수의 문하생이자 예술감독인 최수열이 있는 부산시향이니 포부와 부담감이 배가 될 것이다. 한 도시의 음악, 그중에서도 교향악단 최고의 수장과 부수장 그리고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지휘자가 동문수학한 관계라면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할 것이다.

이날 연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신선함을 더했다. 먼저 프로그램 구성에서 일상적인 서곡 없이 사람의 심장을 노크하듯 밀려오는 팀파니와 강한 피아노의 서주는 새로움을 향한 첫 이야기였다.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박정희 동아대 교수는 일상적인 통념을 깨고 현직 교수가 시립교향악단의 오디션을 통해 협연자로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신선한 무대였다. 부산에서 이런 전례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보여준 그녀의 열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은 서로 긴장감이 있어서인지 조금 흔들리는 듯했지만 이어지는 연주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었다. 대학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은 공부하는 자세를 솔선수범하여 실천하며 가르치는 선생들의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이민형 부지휘자의 무대인 2부는 그의 입성과 설렘을 알리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였다. 고향 보헤미아를 떠나 미국 뉴욕 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취임해 미국에서 작곡한 곡이다. 이민형 부지휘자는 한국에서 선보인 첫 일성인 이 곡에 자신의 희망 메시지를 담고 연주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희망을 보았고, 음악회 현장도 그러했다. “젊다” “힘 있다” “의욕이 넘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느꼈고 보았다. 그럼에도 필자의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은 또 무엇인가? 어찌할 수 없는 부산의 현실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무 옹졸하고 치졸한가? ‘부산’이라는 지명이 아니라, 부산 예술교육의 현주소를 말하는 것이다.

먼저 이야기한 것과 같이 부산시향의 예술감독, 부지휘자, 시립청소년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 모두 30대와 40대로, 신선하고 세대 교체가 되고 있는 현장의 선두 그룹이다. 잘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 이들은 25년의 짧은 기간에 급성장한 한예종 음악원 지휘과 정치용 교수의 문하생들이다. 1993년 설립된 한예종은 국내에서 유일한 실기 중심 콘서바토리 형태의 국립 음악 전문 교육기관이다. 특히, 학사 일정과 교육 편성의 자유로움으로 독특한 음악 언어를 사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음악인을 양성하였다. 대학의 형태가 이미 바뀌었고, 환경 또한 변하고 있지만 아직 미래는 보이지 않고 현실에 머문 부산의 대부분 대학을 바라보며 이미 판이 바뀌는 음악계의 현실이 씁쓸하다.

이번 음악회 명칭은 ‘부지휘자의 첫 번째 음악회’, 영어명은 ‘WELCOME, NEW ASSOCIATE CONDUCTOR!’이다. 새로운 부지휘자를 환영한다고 명시하였다. 개방적인 부산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문구였다. 하지만 이 문구는 부산 음악인과 애호가들의 환영인지, 예술감독 최수열의 후배를 향한 환영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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