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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보 진영은 신자유주의 세력이다”

더 나은 진보는 불가능할까 - 남종석 지음/두두/1만5000원

  • 국제신문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9-07-11 19:43:1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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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주의자’ 남종석 교수
- 진보적 자유주의의 실체 비판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 보수적 공화주의 옹호한 책 주장

남종석 부경대 경제사회연구소 연구교수의 신간 ‘더 나은 진보는 불가능할까’는 상당히 논쟁적이다. ‘진보’와 ‘보수’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진보 진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특히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밝힌 남 교수는 국내 진보 세력의 주요 담론으로 자리 잡은 ‘진보적 자유주의’의 실체를 파헤친다. 결과는 놀랍다. 그동안 잘 못 알려졌거나 알고 싶지 않았던 부분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종석 교수는 ‘더 나은 진보는 불가능할까’에서 노동자들의 극한 투쟁을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사진은 2011년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국제신문DB
남 교수가 비판의 날을 세운 책은 2011년 발간된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진보 진영의 정치·경제학자 등이 공동 집필했다. 우선 남 교수의 날 선 목소리를 들어보자.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제시하는 정책 패키지는 신자유주의의 그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자신들이 케인즈주의를 계승한다고 하지만 이들이 수용하는 케인즈주의는 고전적 케인즈주의가 아니라 신자유주의로 전향한 새 케인즈주의다. 더불어 이들이 모델로 삼고 있는 사민주의는 신자유주의에 적응한 사회자유주의다. 말하자면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신자유주의를 통해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광대’들처럼 보인다.”(29쪽)

충격적인 말들이다. 특히 ‘신자유주의를 통해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광대’란 표현은 진보 진영의 핵심을 겨냥했다. 물론 논쟁에 나선 남 교수는 차근차근 논리를 제시한다. 20세기 대공황 극복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경제학자 케인즈는 완전고용 정책을 지지했으며 금융투기를 억제(금리생활자의 안락사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하고 기업이 생산적 투자를 하도록 개입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추동했다. 이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의 경제적 토대가 됐다.

하지만 케인즈주의는 1970년대 화폐주의와 논쟁을 거치면서 새 케인즈주의로 변모하는데 경제의 금융화를 주도하고 주식시장을 부양한다. 완전고용도 포기한다. 케인즈주의의 변화와 함께 사민주의도 신자유주의를 적극 수용해 금융자본의 지배를 공고히 한다. 국내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케인즈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데, 남 교수는 새 케인즈주의라고 주장한다.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경제 정책이다. 남 교수는 10년 동안 민주정부는 신자유주의 구조개혁의 전위를 자임했다고 말한다. 금융시장 개방을 주도해 한국을 자본이동이 가장 쉬운 국가로 만들었으며 3대 노동 악법인 정리해고제, 파견근로제, 변형시간근로제를 도입했다고 강조한다. 남 교수는 아예 못을 박는다.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 저자들이 찬양하는 김대중 정부의 실천은 정확히 신자유주의 전도사로 변모한 새 케인즈주의다. 경제 금융화, 노동 불안정화, 부동산 경기 부양 등…진보적 자유주의는 다름 아닌 한국적 신자유주의 세력이다.”(35쪽)

이 책에서 남 교수는 한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보수적 공화주의를 옹호한다고 주장하면서 흥미로운 논리를 펼친다. 또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자살과 고공 농성 등 노동자들의 극한적 투쟁을 ‘숭고’라는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심연에서 탈출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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