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꿈의 뉴욕 오페라하우스서 주연…“고향 무대 서게 돼 설레요”

부산 출신 소프라노 박소영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19-07-17 18:54:13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美 최고 공연장 메트로폴리탄서
- ‘마술 피리’ 밤의 여왕 역 출연
- 고난도 테크닉으로 관객 찬사
- LA·휴스턴 공연에도 설 예정

- 21일 부산문화회관서 열리는
- 오페라 갈라콘서트 참가 독창

“무대에 나갔는데 관객이 한 명도 안 보이는 거예요. 완전히 깜깜하더라고요. 나 혼자서 나랑 싸우는 느낌이었어요. 신이 끝나고 박수가 나올 때 객석이 보였어요. 감격스럽더라고요. 아 이걸 내가 했구나….”
   
오는 21일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소프라노 박소영이 고향 무대에 서는 느낌을 말하면서 웃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소프라노 박소영(33)은 지난 1월 3일 미국 최고의 공연장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메트로폴리탄)에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으로 처음 선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메트로폴리탄에 오른 한국인 소프라노는 1984년 홍혜경, 1989년 조수미, 1990년 신영옥, 2007년 캐슬린 김 등 소수에 불과하다. 메트로폴리탄 홈페이지에서 그의 이름 ‘So Young Park’을 검색하면 ‘최초’ 기록을 찾을 수 있다. ‘HOMETOWN: Pusan, Sounth Korea(고향: 부산, 한국)’. 부산에서 태어나 처음 메트로폴리탄에 진출한 소프라노가 박소영이다.

   
LA오페라에서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를 공연한 모습.
미국을 홀린 부산 출신 ‘밤의 여왕’ 소프라노 박소영이 고향을 찾는다. 오는 21일 오후 6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 ‘오페라 피크닉’에 참여한다. 공연을 앞두고 부산을 찾은 그를 최근 문화회관에서 만났다.

메트로폴리탄 무대 뒷이야기부터 들어봤다. “운이었어요. LA오페라에 있던 캐스팅 담당 디렉터가 메트로폴리탄에 왔어요. 저도 마침 오디션을 봐서 다른 오페라 커버(출연 예정자가 못 나올 경우에 대비한 대역)로 대기 중이었는데, 저에게 ‘메트로폴리탄에서 내년 시즌 마술피리하는데, 너 밤의 여왕 할래?’라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한다고 했죠.”

그러나 ‘운’이 그냥 온 것이 아니었다. 2016년부터 LA오페라에서 밤의 여왕 역을 한 박소영에 대한 믿음 덕이었다. 박소영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밤의 여왕 역을 하는 소프라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3~15년에 50회 이상 밤의 여왕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 역은 최고 음역의 고음을 능란한 기교로 소화하는 콜로라투라(coloratura) 소프라노만 소화할 수 있어 그렇게 많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전히 인종의 벽이 높은 오페라 세계에서 아시아인이 주역을 맡는 것도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밤의 여왕’으로 열연한 장면.
박소영은 내년 1월 메트로폴리탄을 비롯해 독일 코미쉐 오퍼, LA오페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밤의 여왕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내년 가을까지 공연 스케줄이 짜여 있다.

‘밤의 여왕’의 운명은 어린 시절 결정됐다. 자신이 갖지 못한 기회를 딸에게 주고 싶었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5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9살에는 동네 친구 3명과 동요 레슨도 받았다. ‘노래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동요 선생님의 말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성악 레슨을 시작했다. 이후 부산예중·고를 나와 서울대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 전액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성악은 자신의 몸이 악기다. 박소영은 매일 운동을 하고 공연 이틀 전부터는 목을 아끼기 위해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외로운 직업인 것 같다. 이제 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집이라는 곳이 있으면 좋겠고 제 상황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싶다”면서도 “노래하고 연기하는 게 재밌고 무대에 올라가면 일상에서 받기 힘든 에너지를 관객에게 받는다. 그래서 노래하는 걸 끊을 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2014년 플라시도 도밍고(오른쪽) 내한 공연에 함께 무대에 오른 박소영. 위클래식 제공
21일 공연에서 선보이는 독창곡은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박소영은 2014년 도밍고 내한 공연에서 함께 무대에 올랐다. LA오페라 총감독이던 도밍고가 그해 LA오페라에 입단한 박소영을 눈여겨본 덕이다.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속에 살고 싶어라’는 당시 도밍고가 권유해 불렀던 곡이다. 오펜바흐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는 2016년 도밍고의 지휘로 세계적인 소프라노 디아노 담라우가 출연하기로 한 공연에 담라우를 대신해 무대에 섰다. 담라우가 갑자기 출연을 취소하면서 처음 본 곡을 3일 연습하고 오디션을 통과해 이뤄진 일이었다.

‘오페라 피크닉’은 지난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미오&줄리엣’에서 동양인 최초 로미오로 출연한 테너 신상근, 바리톤 허종훈, 베이스 김대영 등이 함께 공연한다. 전석 3만5000원. 문의 070-4190-1289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8. 8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8. 8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9. 9국민권익위, 울산 광역 및 기초의회 위반 사항 무더기 지적
  10. 10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6. 6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9. 9‘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0. 10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