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남다른 여행법을 뽐냈던 유시민 작가가 유럽 답사기를 펴냈다. 방송가와 서점가를 종횡무진 오가며 확실한 대중 스타로 자리매김한 ‘유시민’과 ‘여행’이란 매력적인 수식어만큼 그의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동안 역사, 철학에 대한 교양서를 주로 집필했다면 이번에는 아내 한경혜 씨와 함께 수첩과 카메라를 들고 유럽의 주요 도시를 답사하며 문화,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고 여행에 대한 감상도 담았다.
그에게 여행이란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움을 얻고, 나를 만나고, 삶에 대한 여러 감정을 맛보는 과정”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도시의 건축물과 공간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욕망, 그들이 처해 있었던 환경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누가, 언제, 왜, 어떤 제약 조건 아래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 사람에게 그저 자신을 보여줄 뿐,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지는 않는다”고 적었다. 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아테네, 그렇게 탄생한 문명이 가속 팽창을 이룬 로마, 약 300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국제도시였던 이스탄불, 보잘것없는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이 된 파리까지 저자는 도시의 ‘콘텍스트’(맥락)를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누볐다. 도시의 풍광이나 명소를 소개하는 코스 위주가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인문 기행’이다.
저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낯선 도시를 여행하며 각각의 도시로부터 들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다. 아테네 플라카에서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떠올리며 아테네 민주주의의 잠재력과 한계를 생각하는 식이다. 사진은 정보보다 도시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들로 수록했다.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 드레스덴을 다룬 2편도 예정돼 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