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독립레이블 굿 카펜터스서
- EP앨범 ‘Smoking Area’ 발매
- 타이틀 곡과 수록곡 ‘경대’ 등
- 힙합 틀에 억지로 맞추기보다
-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려 애써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밴드88과 LA.bridge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소속한 부산의 신생 독립레이블 굿 카펜터스 레코드의 공동 대표이자 힙합에 투신한 지 20년 만에 데뷔앨범이자 레이블의 첫 번째 작품인 EP 앨범 ‘Smoking Area’를 발표한 래퍼 정불타. 동명 타이틀 곡 ‘Smoking Area’를 유튜브에서 검색을 했더니, 뮤직비디오를 시청하기 위해선 성인인증이 필요했다. 몹시 번거롭고도, 어쩐지 두근두근 기대되는 절차를 거쳐 시작된 영상은 경대(경성대·부경대) 앞을 배경으로 낯익은 출연자들의 흡연 장면이 이어졌다. 방송에서도 흡연 장면이 사라진 지 오래라 총이나 칼로 수십 명을 쓰러뜨리는 장면은 익숙하지만, 흡연 장면은 어쩐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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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데뷔앨범 ‘Smoking Area’를 발표한 래퍼 정불타. 정불타 제공 |
“흡연자의 권리는 도대체 어디에 여기 착실한 납세자 모두를 위해.”(‘Smoking Area’ 중)
화려한 스킬을 자랑하는 랩보다 담백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애쓴다는 래퍼 정불타는 결코 흡연을 권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대한민국은 금연구역’이란 슬로건을 보고 애연가로서 답답함을 느꼈다. 국가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도,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애연가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불법이 아닌 이상, 하고 싶은 것은 당당히 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노래다. 나 역시도 만인의 지탄을 받는 흡연자인지라 정불타가 뱉어내는 랩에 깊이 공감했지만, 힙합 문외한인 내가 보다 공감할 수 있었던 건 단단하고 편안하며 울림이 큰 그의 랩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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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oking Area’ 앨범 재킷. |
지난달 14일에 발표한 데뷔앨범에서 힙합이란 장르의 틀에 맞추기보단 정불타다운 음악을 보여주려 했다. 이런 모습은 인스턴트 식품처럼 쉽고 간편하게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에, 장르를 넘어 손수 나무를 깎아 가구를 만들 듯 정성을 들인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굿 카펜터스 레코드의 모토이기도 하다. 부산 대표 힙합 프로듀서인 스케리피(SCARY’P)가 리믹스 트랙을 담당해 주었으며 사운드의 완성도를 위해 프렌치 일렉트로 신을 대표하는 레이블 에드 뱅어(ED BANGER)의 마스터링 업체인 Precise Mastering의 엔지니어 Sam John이 참여했다.
‘정불타’라는 랩 네임은 힙합을 처음으로 접했던 중학생 시절, 사전을 뒤져 찾아낸 ‘붓다’의 한국식 표현 ‘불타’에 아버지께 물려받은 성을 붙인 것이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멋있게 느껴졌다고 한다.
수록곡 중 ‘경대(in my hood)’에선 그가 활동해 온 경성대·부경대 지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다. 부산 서브컬처의 명맥이 유지되는 소중한 공간이며 가끔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예술가가 교류하며 누군가는 계속 지켜간다. 다음 주 주말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에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밴드와 함께하는 싱글을 발표한다. 라이브 밴드와 함께 무대를 채우는 것이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었다고 한다. 다음 달에는 경대 앞 문화공간 노드에서 후쿠오카 뮤지션과 교류하는 파티를 준비 중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데뷔한 정불타는 어린 동생들에게 그리고 예전에 동경했던 형들에게 뭔가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게 자극제와 활력제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불타는 실제로 뭔가를 계속하고 있다. 뭐…그러니까 정불타 렛츠기릿 let’s get it!
작가·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