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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문화 <3-1> 새 길의 방향을 묻는다- ‘새로운 부산 문화’위한 키워드

문화 수용자가 곧 창조자인 시대… 지역에 ‘기회’가 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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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에이터 시대

- 대중이 문화 창작·유통자로 나서
- 문화판에 실질적인 변화 일으켜

# 전환

- 시민에게 혜택이 가닿을 수 있게
- 공적 지원도 변화흐름 발맞춰야

# 콘텐츠 도시

- 전통예술 위축·문화융합 가속화
- 변화 속 부산의 새 목표 설정을

국제신문은 지난 5월 20일 시작한 기획 연재 ‘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 문화’를 통해 먼저 부산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문화 현장의 변화 상황을 짚고 싶었다. 변화 양상은 예상보다 다양했다. ‘이건 근본적인 변화가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되는 현장도 목격할 수 있었다. 예술과 문화의 본질 자체는 변치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말하자면, 기존 것은 ‘낡은 옷’을 그대로 걸친 채 뒤로 물러서고, 새로운 현상과 신선한 시도는 자꾸 등장한다.
   
지난해 4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생활문화 네트워크 축제 ‘다가치 놀자’에 참여한 국악과 춤 동호인 2030명이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국제신문 DB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이 기획 연재의 ‘기획의도’를 거듭 되새겨 볼 때이다. 이토록 선명한 변화 속에서 어떤 희망을 어떻게 찾아 끌어낼 것인가? 지역 예술과 문화에 관한 공적 지원은 선택 사항이 아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확고히 자리 잡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정책도 이런 흐름에 맞춰 변화를 모색하고 감행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세 가지 방향에 다다랐다. 이를 키워드 형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미 시작된 ‘크리에이터 시대’ ▷문화지원정책의 ‘전환’ ▷‘콘텐츠 도시’ 부산이다.

① 이미 시작된 ‘크리에이터 시대’

‘크리에이터 시대’란 단지 예술과 문화 콘텐츠를 창작·유통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핵심은 무게 중심의 이동과 그에 따른 문화 지형 변동에 있다. ‘전문가’가 만든 예술·문화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공유해서 이를 ‘소비’하는 처지에 대체로 머물러 있던 대중이 직접 그리고 대거 창작·유통자로 나서면서 문화판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때 크리에이터 시대라는 말을 적용할 수 있다.

부산에서 이런 현상과 현장을 찾아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취재 중 만난 동네서점 ‘책방 카프카의 밤’ 계선이 대표는 이 서점의 독립출판물 코너에 있던 이슬기 씨의 에세이 ‘일 인분의 삶’(빌리버튼)을 소개하면서 “부산 광안리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젊은 여성 저자가 처음 써낸 작은 책인데 전국적으로 꽤 호응이 컸고 저자는 작가로서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런데 부산에 있는 수십 군데 동네서점을 둘러보면, 상당수가 ‘독립출판’에 관한 다채로운 강좌를 끊임없이 열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더 나올 것이란 뜻이다.

이 기획 연재에서 소개한 연극잡지 ‘파이플’, 시민연극단 ‘물음피’ ‘프로젝트 판’, 다양한 문화 콘텐츠 생산 기지 구실까지 하는 많은 동네서점, 텀블벅을 활용하는 활동 등 사례는 많고,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함께 폭이 넓어지고 영향력도 커질 것이다. 최근 부산 문화계에서 주목받는 생활문화 확산과도 연계될 것이다. 이런 경로로 생산된 문화·예술 콘텐츠의 예술적 가치나 질에 관한 논의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② 문화지원정책의 ‘전환’

모든 예술 행위와 문화 활동이 공적 지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 개인(또는 단체)이 좋아서 스스로 선택한 활동’에 기반한 예술 활동이 더 많다. 예술가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감당하면 되는 영역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예술·문화가 우리 사회에 창의성·미의식·다양성·공동체 의식 등 공공적 가치를 선물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시장에만 맡겨두면 제 기능을 하기 힘들거나 생존하기 어렵기에 공공적 지원을 한다. 그리고 해야 한다. 그러므로 문화지원정책은 공적 지원을 어디에 어떻게 어느 정도 할 것인지 끊임없이 되묻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적 지원의 핵심이 세금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시대’로 상징되는 커다란 변화 물결이 이미 밀려오기 시작한 부산에서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 등 공적 지원 담당 기관은 무엇을 해야 할까? 변화 양상을 살피고 현실에 맞게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이 기획 연재에 필자로 참여한 문화활동가 박진명 씨는 실증적 조사를 통해 문학 부문에서 공적 지원금을 받아 나온 저서가 독자·시민한테까지 과연 제대로 유통되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한 바 있다.(6월 12일 자 1-4 “등단? 그걸 꼭 해야 하나요”) 크리에이터 시대가 펼쳐지고 생활문화의 장이 크게 확장되는 ‘무게 중심 이동’의 시대는 기존 문화지원정책이 여전히 알맞은지 검토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③‘콘텐츠 도시’ 부산

지역 문화예술계는 현재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역 예술대학은 위축되고, ‘젊은 피’가 되어야 할 예술가 지망생은 유출된다. 기성 장르의 경계를 넘거나 융합하는 시도는 늘어난다. 전통적인 방식의 공연과 전시의 경우, 부산 시민의 관람률은 다른 도시보다 훨씬 낮다. 외면하는 시민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그 와중에 전 세계 인터넷 이용 인구 비율은 일찌감치 50%를 넘어섰다. 유튜브·페이스북 비중이 치솟았다.

이런 활발한 변화는 지역 문화계에 기회도 선물할 것이다. 다양해진 소통 도구로 더 많은 관객을 일시에 만날 통로가 열리고, ‘서울’을 우회해 세계로 곧장 나갈 길이 트이며, 지역 주민과 더욱 활발하게 만나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창구가 생기기 때문이다.

변화 물결을 잘 타면 부산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다. 바로 ‘콘텐츠 도시’ 부산이다. ‘영화 도시’ 부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쏟아낸다면 부산은 콘텐츠로 꽉 찬 도시가 될 것이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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