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41> 론 브랜튼의 서머 나잇 재즈

자유와 다양성 그리고 신뢰… 재즈의 철학을 일깨워준 공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5 18:57:05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론 브랜튼의 피아노도 좋았지만
- 호흡을 맞춘 색소폰 등도 훌륭
- 합주 속 즉흥연주 빛 발하려면
- 타인의 기량을 믿고 인정하는
- 다양성의 정신이 기반이 돼야

“재즈는 자유를 뜻합니다. 재즈는 자유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재즈의 거장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1920~2012)의 이야기다. 지난 2일 금요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Ronn Branton)의 ‘서머 나잇(Summer Nignt)’ 재즈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2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서머 나잇(Summer Nignt)’ 공연. 영화의전당 제공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조금은 느긋하게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재즈 콘서트. 이날 연주에서 ‘꽃밭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단발머리’ 등 우리 가요를 재즈로 연주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색소폰 다니엘 고, 베이스 임경진, 드럼 매뉴얼 웨이언드 그리고 재즈 보컬 이주미가 함께했다.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이야기되는 론 브랜튼의 연주도 좋았지만, 필자에게는 다니엘 고의 색소폰 연주가 아주 좋았다. 27살 젊은 청년은 음과 연주가 하나 된 음악에 몸을 맡겼다. 재즈의 밝은 미래를 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무대가 마련돼 젊은이들이 함께 연주하는 날을 상상하면서 필자는 행복했다.

“재즈의 무엇이 우리에게 여유를 줄까?” 이날 연주에서 스스로 던진 질문이다. 조금 흐트러진 듯 흐느적거려도 좋은 이 여유로움? 음악은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위안을 준다고 필자는 평소 이야기한다. 그 음악이 어떤 장르인지는 뒤로하고 말이다.

음악의 소재인 소리를 먼저 생각해보자. 성경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이 가라사대” 즉,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하였다. 불교 경전도 ‘부처(Buddha, 佛)의 말씀(Word, 敎)’을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공자, 맹자를 비롯한 수많은 선인의 말씀을 제자나 후학이 글로 남겼으며 우리는 그 글을 통해 만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말씀, 즉 소리에서 출발한다. 음악은 소리를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예술 장르다. 그 소리를 여러 장르에서 각자 방식으로 음악으로 만들어간다. 이를 또 다르게는 종교음악과 클래식, 대중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로 정리하고 분류한다.

결국, 음악은 소리를 소재로 한다. 이 소리에 작곡가는 생각과 사상을 담아 음표라는 기호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고, 연주자는 악보에 담긴 작곡가의 의도와 생각, 사상을 재해석해 연주한다. 관객은 작곡가의 의도에 더 충실한 음악을 들을지, 연주자의 재해석에 더 충실한 음악을 들을지 선택하면 된다. 물론 여기서도 개인의 생각과 사상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듣게 되는 다양한 음악 중 재즈가 조금 더 여유를 주는 것은 기본 틀을 충실히 유지하면서도, 각자 솔로 연주에서 자유롭게 즉흥으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로 연주자 역량만큼 즉흥을 만들어간다. 즉, 규격화된 현실에서 어떠한 문제에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역량을 현대인은 재즈 즉흥 연주에서 자유롭게 만나 여유롭게 즐긴다. 결국, 소리가 주는 여유는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준다. 사회는 규격화된 질서 위에서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다양한 생각과 행동 즉, 다양성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이 다양성은 상대의 기량과 기능을 믿고 인정하는 재즈의 합주처럼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세상 모든 일이 어디 각자의 생각대로 잘되기만 바라겠는가. 개인 생각을 조금 더 강조하고 싶으면 더욱 철저하게 준비한 뒤, 상대 생각을 이해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론 브랜튼과 다니엘 고의 즉흥성은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세상 그 무엇도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없음을 인식한 귀한 연주회였다.
요즘 세상사를 보면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신뢰와 인정을 통해 하나 된 재즈 연주를 보면서 ‘그래도 좋은 세상’임을 느낀다. 신뢰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묘약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AFCNet, 아시아필름마켓서 대규모 공동관 운영
  2. 2[시승기-기아차 셀토스] 시속 200㎞까지 치고나가는 힘…첨단 주행장치 겸비
  3. 3롯데 ‘FA 집토끼’ 전준우·손승락 잡을까 말까
  4. 4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 <4> 조작된 진실에 피흘린 이들
  5. 5[피플&피플] 허성은 낙동강 구조대장
  6. 6흥겨운 축제·감미로운 ‘프렌치 호른’ 선율…가을의 낭만 한아름
  7. 7주민센터? 행정복지센터?…3년째 혼란
  8. 8야당 ‘삭발 릴레이’ 강경투쟁에 정기국회 올 스톱
  9. 9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35> 1876년 일본으로 간 조선의 수신사
  10. 10인간 욕망 풍자하면서 물질의 가치 고민
  1. 1“딸 진학 도우려 표창장 위조”…검찰, 정경심 공소장에 적시
  2. 2황교안 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삭발 동참… 다음 순서는 나경원?
  3. 3여야 황교안 삭발에 차가운 반응…네티즌마저 외면
  4. 4與, 현역의원 대상 '총선 불출마' 의사 타진…'물갈이' 신호탄
  5. 5조국 5촌 조카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있어"
  6. 6스타PD 나영석도 두려운 것은 "프로그램이 망하는 것"
  7. 7쌀 안받겠다는 북한에 ‘8억’들여 쌀포대 만든 정부
  8. 8황교안 삭발… 제1야당 대표 삭발 최초
  9. 9최순실 안민석 의원 고소 “은닉재산 주장 모두 허위”
  10. 10문 대통령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도전, 성공하도록 뒷받침"
  1. 1 시속 200㎞까지 치고나가는 힘…첨단 주행장치 겸비
  2. 2‘캠핑카의 로망’ 내 차 개조해 꿈을 이뤄봐?
  3. 3 부산커피협동조합
  4. 4LG·삼성 ‘고화질 TV’ 전쟁 점입가경
  5. 5“안심대출 소외 고정금리도 2% 초반 갈아타기 가능”
  6. 6금융·증시 동향
  7. 7경남 농가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8. 8“이해 못 할 기술심의” 에코델타시티 시공사 선정 잡음
  9. 9부산정보산업진흥원, 스마트시티 산업 활성화 나선다
  10. 10故 정태수 전 한보 회장, 고액연체자 명단 제외
  1. 1“강다니엘 뮤비 보셨나요?” S카드 광고 문자, 개인정보 이용 논란 휩싸여…
  2. 2“제출 후에도 수정 쌉가능!” LG CNS 안내문자가 이렇게 친근해도 되나…
  3. 3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한번 감염되면 치명적”
  4. 4늙고 쪼그라든 서울…고령사회에 '천만 서울'은 곧 옛말로
  5. 5서울대 '조국 규탄' 촛불집회 19일 개최…연대·고대와 같은 날
  6. 6최순실 '은닉재산' 주장 안민석 고소…"내로남불 바로잡겠다"
  7. 7“민원 전달됐나 확인하려고…” 이명박 전 대통령 집 무단침입한 60대 여성
  8. 8입시 스펙 의혹으로 조국 딸 ‘검찰 소환 조사’
  9. 9파주 돼지열병 '북한서 유입' 가능성
  10. 10농식품부 "경기 연천군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
  1. 1멀티골 손흥민, 19일 UCL 출격 대기…체력이 변수
  2. 2롯데 ‘FA 집토끼’ 전준우·손승락 잡을까 말까
  3. 3손흥민, 챔스도 골사냥 나선다…선발·벤치 뭐든 맡겨만 다오
  4. 4추석연휴 K리그 구름관중…최근 4년 내 최다
  5. 510년 연속 3할 찍기, 손아섭 막판 스퍼트
  6. 6주급만 5억5000만 원…데 헤아, 맨유와 4년 연장 계약
  7. 7최혜진 시즌 5승이냐, 이소영 대회 2연패냐
  8. 8강성훈·노승열 2년 만에 귀환…19일 신한오픈 ‘별들 향연’
  9. 9
  10. 10
우리은행
조봉권의 문화현장
‘창작 탈 작가’ 이석금과 ‘따뜻한 샤머니즘 화가’ 곽영화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876년 일본으로 간 조선의 수신사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전국서 온 독립출판물, 작가와 함께 만나니 더 반가워
문현동에도 지친 마음 달래줄 작은 책방 열렸다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해버려요. 까짓 것. 엄태복
고동균
새 책 [전체보기]
두 방문객(김희진 지음) 外
내가 죽였다(정해연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기꺼이 고독을 선택한다는 것
마에스트로 25인의 음악과 삶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Father’s house - 최순민 作
‘Daydream나를 만나다’ - 강경연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계란말이 버스타고 다함께 학교 가요 外
소년과 강아지 ‘보이’의 변치않는 우정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한가위 단상 /안영희
만남이 좋아서 /박은희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해운대 해변 떠나는 ‘BIFF 빌리지’…관객과 더 멀어질라
주연배우가 짊어지는 무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경계를 넘어, 소통을 찾아
현장 톡·톡 [전체보기]
고 홍영철 원장 타계 3주년…‘부산영화 100년사’ 재조명 필요
음악으로 하나된 청춘들…젊은 열기 식을 줄 몰랐다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9월 18일
묘수풀이 - 2019년 9월 17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至死不復見
割股奉君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엄홍길 대장 시민초청 강연회
  • 2019국제에너지산업전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