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41> 대학가 청년문화 옭아매는 규제

음악에 맞춰 몸 흔들면 불법? 대학가 클럽에 춤과 노래를 허하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5 18:58:4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 대학가 밀집 라이브 클럽
- 새로운 음악 즐기고 공감하며
- 뮤지션 배출하는 청년문화 산실
- ‘일반음식점 허가받은 클럽서
- 음향시설 갖추고 춤추면 위법’
- 융통성 없는 규제에 발목잡혀
- 폐업위기에 몰린 업소 많아

지금까지 부산의 자랑하고픈 지역 뮤지션들과 그들이 성장해왔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라이브클럽, 힙합·일렉트로니카 클럽, 라이브 펍 등의 청년문화 공간을 주로 소개해왔다. 그런 공간들은 청년문화의 산실인 대학가에, 특히 부산대와 경성대, 부경대 인근에 대부분 모여 있다.
   
부산 지역 대학가의 라이브 펍 내부 공연 모습.
‘클럽’ 하면 그동안 뉴스를 통해 수천만 원대의 고가 세트 메뉴가 있고, VIP룸에서 은밀히 불법적인 일들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선 떠올리는 이가 많을 거라 짐작된다.

부산의 대학가에 위치한 라이브클럽과 일렉트로니카 클럽, 라이브 펍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 이가 있다면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 본 ‘클럽’의 이미지가 얼마나 다른 차원의 생소한 이야기인지 피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대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이 주 손님이다 보니, 6000원짜리 병맥주 가격도 부담스러워 몰래 나가 근처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와 음악을 즐기는 이도 허다하다. 공연이나 이벤트가 없는 평일엔 운영하는 게 적자라 주말에만 여는 곳도 많다.

부경대 맞은편에서 9년째 운영 중인 일렉트로니카 클럽 ‘15피트언더 15FEET UNDER’ 역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8일 문을 여는 셈이다. 맥주 한 병도 부담스러운 손님을 위해 판매하는 6000원 짜리 막걸리 한 병을 나눠 마시는 모습도 흔하다. 라이브클럽들과 마찬가지로 활동하고 있는 DJ들에게 차비 정도의 페이도 주지 못한다. DJ와 뮤지션들 역시 수입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다. 연주할 공간이 필요하고 음악적 성취를 위해 꾸준히 무대에 설 뿐이다. 그런 이유로 부산에서 전업 뮤지션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15피트 언더’는 최근 식품위생법 제44조 ‘일반음식점에서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추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를 위반한 이유로 한 달간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조사 후 벌금도 부과될 예정이다. 식품위생법 제44조 위반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정도 규모의 클럽에선 심각한 폐업의 위기다. 사실상 이것은 어느 특정업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의 대학가에 있는 모든 라이브클럽과 펍 등 문화 공간이 하나같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다.

허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학가 홍대 앞이나 부산에서도 가장 번화가인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선 특례조례를 허용하고 있다. 그 또한 기준이 모호하다. 테이블이 있는 자리 옆에 서서 가볍게 춤을 추는 것만 허용된다. 정작 청년문화의 명맥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부산의 대학가에선 그 정도의 허용도 없다.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나 무대가 마련되어 있는 것 또한 불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청년들이 춤과 노래를 즐기려면 비싼 나이트클럽이나 유흥주점에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역 뮤지션들은 과연 어디서 관객을 만나야 할까?

   
기름이라고는 참기름밖에 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과거에 퇴폐적이고 방탕한 것이라 규정하고 규제하기만 급급했던 춤과 노래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부산의 지역뮤지션들 역시 지역을 벗어나 신선한 부산의 이미지와 표정을 불어넣고 있다. 언젠가 부산의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지도 모르는 부산 대학가의 청년들에게 춤과 노래를 빼앗지 않도록 더 사려 깊은 배려와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춤이 허용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에 대한 법안도 함께 고민되었으면 한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6. 6‘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7. 7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10. 10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5. 5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6. 6“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