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김은선 5단은 상변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우하귀 패싸움의 대가를 받아 내야 할 장면에서 아무 소득도 없이 상변 흑마를 안정시키고 말았던 것.
백○△(마지막 수)을 본 정대상 9단은 101로 밀어간다. 하변 백의 엷음을 노리면서 은근히 상중앙 백마의 공격을 엿본다. 백102로 붙여오자 노타임으로 흑103으로 뛰어나간다. 다음 하변과 좌변을 맞보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김 5단이 104로 하변 백을 안정시키자 정 9단은 105로 막고 좌하귀 백을 압박한다. 이때 김 5단은 106을 선수한 다음 ‘한번 공격해 보라’며 108로 우변 백 2점을 연결하며 완강히 버틴다. 일종의 승부수다.
이 수가 정 9단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흑109, 백110을 교환한 다음 111로 씌웠다. 이 수가 성립한다면 승부도 끝이다.
그러나 112, 114로 젖힌 다음 116으로 뛰어나가는 김 5단의 손길은 그리 다급해 보이지 않는다. 백이 중앙으로 너무 쉽게 탈출한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이런 쉬운 수를 모를 리가 없는 정 9단이 아닌가. 흑117부터 121까지는 예고된 공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