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10’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다. ‘지구 종말의 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는 의미다. 이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동화작가 박현숙의 청소년소설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던진 질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 하도용. 전교 꼴찌 도용은 전교 1등을 도맡는 이란성 쌍둥이 동생 도진과 비교당하며 집안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밥버러지 같은 아이, 이게 아빠가 생각하는 나, 하도용이다. 맞다, 나는 그런 아이다.” 내심 좋아했던 하린이가 먼저 사귀자는 말을 하는 데도 “무슨 꿍꿍이로?”라는 마음에 없는 말이 튀어나온다. 그날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자신을 욕하던 도용은 뒤늦게 깨닫는다. “빈 깡통 같은 내면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하린이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을 친 거였다.”
그러나 지구 종말이 다가오면서 삶에 변화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하루 4시간 이상 자 본 적 없이 공부해온 도진은 말한다. “나는 영화를 보러 간 적도 없고, 아이돌 콘서트에 가 본 적도 없어. 으아앙 으아앙. 억울해서 어떻게 죽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이돌을 꿈꾸다 포기했던 민구는 종말 뒤에 있을 오디션을 준비한다.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하고 싶었던 거를 계속하고 싶은 거라고. 그게 내가 남은 9일 동안 할 일이야.” 물론 도용도 하린에게 진심을 고백할 용기를 낸다.
작가는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더라도 누구나 언젠가는 삶을 마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기억할 때 주어진 시간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아닌 내 마음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