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 내리는 100㎡ 규모 설치작품
- 첨단 과학기술·인간 순응력 경험
- 영상 시리즈 ‘Swarm Study’도
- 국내 첫 전시… 내년 1월 27일까지
- 한 번에 12명만 관람… 예매 필수
예술가 그룹 랜덤인터내셔널의 설치작품 ‘레인룸(Rain Room)’을 보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건 예술 작품일까? 과학기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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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내년 1월까지 열리는 ‘레인룸’. 예술과 첨단 정밀 기술의 융합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미술관 제공 |
지난 14일부터 부산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랜덤인터내셔널의 전시 ‘아웃 오브 컨트롤(OUT OF CONTROL)’전에 나온 레인룸은 예술과 첨단 정밀 기술의 융합을 볼 수 있다. 폭우가 내리는 약 100㎡ 규모의 공간에 들어서면 3D 카메라와 동작 감지 센서들이 사람 움직임을 파악해 빗줄기를 차단한다. 바로 옆에 빗줄기가 세찬데도 비를 맞지 않는다. 비의 소리와 냄새를 느끼며 완전히 다른 공간에 푹 빠져드는 몰입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치 마법을 부린 듯 젖지 않고 빗속을 통과하는 관람객의 움직임은 전시, 연극, 영화 같은 장르의 경계마저 무너뜨린다.
류소영 큐레이터는 “레인룸은 예술적 시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통해 우리의 환경을 면밀히 강조한 작품이다. 전시를 통해 관객은 첨단 기술력과 인간의 순응력을 직접 경험하고, 첨단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인지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첨단 기술을 접목한 예술 작품이란 뜻이다.
2012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첫선을 보인 레인룸은 이후 뉴욕 현대미술관(2013), 상하이 유즈미술관(2015, 2018~2019), 미국 로스앤젤레스 LACMA와 호주 무빙이미지센터의 자카로프(jakalope) 아트 컬렉션(2019) 등을 순회하며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런던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한 랜덤인터내셔널은 2005년 독일 출신의 플로리안 오트크라스(Florian Ortkrass)와 한네스 코흐(Hannes Koch)가 결성한 아트 그룹이다.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정체성과 자율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들은 감정적이지만 육체적으로 강렬한 경험을 통해 점점 더 기계화되어가는 세계 속에서 인간의 상태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레인룸’과 ‘Swarm Study’ 시리즈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오트크라스는 레인룸 작업에 대해 “아이디어 착안에는 5초 정도밖에 안 걸렸지만,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데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인간이 만든 환경적 요소와 영향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다. 환경에 대한 프로젝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관객이 선입견 없이 경험하고 다양한 생각이 촉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의 또 한 파트인 ‘Swarm Algorithm Study/Ⅰ’는 50만 개 이상의 오브제가 떼(Swarm)를 지어 분산되고 모이는 패턴이 반복되는 비디오 설치작품이다. 단순한 형태들의 복합적인 반응을 통해 인간의 자발적 의지와 삶의 형태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레인룸은 기술 특성상 한 번에 12명만 관람할 수 있어 10분 단위로 인터넷(ticket.hanatour.com)을 통해 예매를 받는다. 입장료 5000원.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051-220-7400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