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만·광기·우울 냉철하게 비평
- 극단 툇마루, 표현주의에 중점
- 28 ~ 31일 영화의전당서 공연
20세기 최고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83)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만날 기회가 마련됐다. 부산 극단 툇마루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오는 28~3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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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8~31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공연을 앞두고 출연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 툇마루 제공 |
이 작품은 몰락한 미국 남부 지주 집안 출신 블랑쉬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올라타,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탄 뒤 여동생 부부가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낙원’에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낯선 사람의 친절에 의존하고 환상을 좇으며 살던 블랑쉬는 욕망에 충실한 제부 스탠리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결국 블랑쉬는 여동생이 병원에서 출산하는 동안 스탠리에게 짓밟혀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만다.
미국 출신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1944년 한 집안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작품 ‘유리 동물원’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로 두 번의 퓰리처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들은 몰락하는 미국 남부 사회나 암울한 가족사를 배경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그 때문에 단순히 퇴폐적인 낭만성을 담아낸 가정 비극이 아니라 냉철한 시사적 비평을 담은 작품으로 산업화 사회에서 야만 광기 우울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툇마루는 고상하고 낭만적인 태도를 취하는 블랑쉬와 현실적이고 쾌락추구형인 스탠리의 대립을 통해 전통적 열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통에 주목했다. 연출을 맡은 조금희 툇마루 대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여성의 성 분열과 좌절을 그린 작품이기도 하지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망가지는 인물과 욕망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 작품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어쩌면 블랑쉬처럼 채우지 못한 공허와 낯선 친절을 향한 갈망이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시간에 이르는 원작을 2시간으로 압축하고 시각, 청각적 요소를 강조해 사실주의보다 표현주의적 요소를 강화했다. 압축적 서사와 11장을 연결하는 강렬한 재즈 음악, 현란한 댄스 덕분에 관객의 몰입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표현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연극계에서 생소한 시도지만 제대로 된 고전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부산연극제에서 다수의 연기상을 받은 유상흘을 포함해 구민주 호민 김학준 안희정 김명희 문지연 등이 출연한다.
예약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에서 가능하며 가격은 R석 10만 원, S석 7만 원.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