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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자연과 도시 공존 ‘유토피아’를 만나다

박기훈 ‘GREEN… 공존’ 전시회

  • 정홍주 기자
  •  |   입력 : 2019-08-26 19:03:1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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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도시 풍경 속 멸종위기 동물
- 판화기법 이용해 생생하게 표현
- 삭막한 도시 인간상 나타내기도
- BNK아트갤러리 10월 10일까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환경 이슈가 국내 미술계에선 어떻게 표출되고 있을까. BNK 아트갤러리(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오는 10월 10일까지 열리는 ‘GREEN UTOPIA:공존’ 전은 도시와 자연의 유토피아적 결합을 보여준다. 생존 위기에 놓인 자연 속 동물들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박기훈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박기훈 작가가 도시 풍경 속에 멸종 위기 동물을 등장시켜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표현한 ‘공존’(共存) 시리즈 작품들. BNK 아트갤러리 제공
작품에는 거대 도시 풍경 속에 대표적인 멸종 위기 동물인 코뿔소, 호랑이, 표범, 늑대 등이 등장한다. 휘황찬란한 도시의 저녁 불빛을 뒤로하고 외롭게 서 있는 늑대의 모습, 도시를 한 가득 품고 앉아있는 호랑이와 도심 한복판에 서 있는 코뿔소의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도시인의 모습. 현실에서 불가능한 어색한 조합이지만,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한 사실적인 표현은 이 둘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현재 사람의 간섭과 영향이 미치지 않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매우 드물다. 작가는 점차 파괴되어가는 환경 속에서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사람과 동물, 문명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박 작가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는 동물을 주제로 한 사진이나 극사실주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화기법을 이용한 ‘채각화’(彩刻畵)다. 홍익대 미대에서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캔버스에 여러 색상의 도료를 여러 겹 칠하고 말린 후 이를 조각도로 깎아냄으로써 풍부한 색소와 형상을 얻어내는 채각 기법을 사용한다. 작가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하여 다양한 색의 층들을 깎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색감이 캔버스에서 펼쳐지게 된다. 그 깊이에 따라 밑에 쌓인 물감의 색이 드러나면서 형체를 만들어간다.

겹겹이 쌓인 물감층은 칼질을 할수록 화면이 밝아지고 화려해진다. 표면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느낄 수 있는 명암효과와 다양한 색들의 층을 한꺼번에 보면서 느끼는 극적인 효과, 안료의 반짝거림 덕분에 기존의 회화와는 다른 새로움을 준다.

그림의 배경인 도시 풍경은 현실처럼 익숙하지만, 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도시다. 어떤 작품은 여러 도시가 겹쳐져 있는 듯하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동물들은 저만의 존재감을 알린다. 박 작가는 낯설고 이상한 도시에 출몰한 동물들 그리고 궁극에는 그 도시의 주민인 사람들과 동물들과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BNK 아트갤러리 김수진 큐레이터는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야생 동물들은 삭막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인간상을 나타낸다. 전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및 공휴일 휴관. (051)246-8975 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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