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신발산업 중심지에서 잊혀가는 마을로…그 역사의 기록

과거 신발·재봉으로 번영 누렸던 부산진구 신암로 155번길 일대

  • 정홍주 기자
  •  |   입력 : 2019-09-03 18:49:5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청년 예술가·마을 장인 힘 합쳐
- 작업터 재조명 설치작품 등 전시
- 28일까지 ‘새로신암’ 프로젝트

지난 2일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 155번길. 과거 부산 신발·재봉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산업의 쇠퇴와 함께 공동화가 진행 중인 이곳은 여느 원도심 지역과 다를 바 없었다. 오랜 세월을 한자리에서 버텼을 것 같은 3, 4층짜리 낡은 건물이 연달아 있고, 좁은 골목엔 차량과 행인이 뒤섞여 있었다.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 155번길에서 열리고 있는 ‘새로신암’ 전시장 모습. 리 프로젝트 제공
그러나 골목을 조금만 둘러보면 옛 시설을 살린 미술 작품 전시장이 곳곳에 숨어 있다. 간간이 들리는 재봉틀 소리와 구두 굽 못질 소리 등 지나간 역사의 소리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건물의 담벼락에도 작가의 작품이 채워져 있다.

부산지역 청년 미술 작가 10명으로 구성된 예술가 팀 ‘리 프로젝트(RE Project)’는 오는 28일까지 이곳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 ‘새로신암’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 동안 신발·재봉 산업을 생업으로 삼아온 장인과 작업 터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전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참여 작가는 강민기 박한샘 신누리 유은석 정은율 조나경 조정현 황인지 등 8명. 설치와 영상, 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신암마을 내 4곳의 전시공간에서 선보인다.

기획을 맡은 윤보람 큐레이터는 “부산의 청년 예술가들과 마을의 신발, 봉제 장인이 함께 지역적 특성을 살린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을 시도하고자 기획했다. 여러 매체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마을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기 위한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신누리 작가의 ‘지속가능성과 변화(Sustainability and Change)’.
전시는 마을 초입에 위치한 갤러리형 카페인 ‘세로 커피’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선 전통 산수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국적 산수화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박한샘 작가의 대형 작품과 신암이라는 마을이 과거의 번영에서 이제는 잊혀가는 마을로 전환되는 과정을 표현한 유은석 작가의 조각을 선보인다. 나머지 전시장 3곳은 빈 공장과 창고를 활용했다. 신누리 작가는 “처음 신발공장을 방문했을 때 43년의 세월을 보낸 신발 주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삶의 파편들이 위태롭게 서 있으면서도 새로운 형태로의 탄생을 준비하는 것을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황인지 작가는 1960~70년대 당시 이곳에서 일했던 여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들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졌지만 사회에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던 상황을 회화 작품으로 선보였다. 강민기 작가의 ‘변질된 상징’은 그물(Net)을 통해 사회의 지배체제로 사라져버린 신암의 문화를 은유했다.

정은율 작가는 전시장을 연결하는 골목길 곳곳에 다양한 포스터를 내걸었다. 그는 “신발을 만드는 장인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작업장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노동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정현 작가의 ‘눈먼 흐름과 결과물’은 과거와 현재가 충돌했을 때 맞닿아 나타나는 혼돈의 상황을 우레탄 조각과 동물 박제를 사용해 표현한 작업이다. 조나경 작가의 1분짜리 영상작업은 이곳 신발 공장의 작업 풍경과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신발 부자재를 활용한 책갈피, 에코백, 엽서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팝업숍도 선보인다. 정홍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4. 4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5. 5[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6. 6[부음]권영적(향년 90세) 부산시의회 (전)의장 별세
  7. 7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8. 8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9. 9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10. 10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3. 3‘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4. 4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5. 5[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6. 6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7. 7조국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에 사법개혁 적기 놓쳐”
  8. 8[2026 국감 브리핑] 이헌승 “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환경 전기요금 반영 억눌러”
  9. 9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
  10. 10김정은 방중, 북중혈맹 과시, 경제협력 확대에 무게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3. 3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4. 4[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5. 5‘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6. 6'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7. 7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8. 8‘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될 듯…당정 거쳐 결론 전망
  9. 9국회 재경위 "종부세 개편 땐 임차인 세부담↑·수도권 집중 심화"
  10. 10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3. 3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4. 4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5. 5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6. 6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7. 7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8. 8[속보] 236명 탑승한 제주행 항공기서 비행 중 보조배터리 연기
  9. 9'시장 캠프·인수위 출신' 창원시 산하기관장 후보 4명 청문 줄줄이
  10. 10입 헹굴 물 안줬다고…대법 “음주측정결과 증거로 못써”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3. 3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4. 4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5. 5‘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6. 6‘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7. 7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8. 8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9. 9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10. 10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