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67> 이슬기 작가의 산문집 ‘일 인분의 삶’

원룸 구하기·혼밥·아르바이트 … 1인 가구의 일상 꾸밈없는 고백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5 18:56:5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충남에서 태어나 7살 때 부산행
- 직장인이란 이름 걷어내고 독립
- 논문 쓰면서 하고 싶은 일 깨달아
- 청년 글쓰기 모임 통해 실력 키워

- 인쇄 외 독립출판 전 과정 도맡아
- 동네서점 찾아다니며 직접 입고
- 독자 호평으로 지난달 정식 출판
- 새 모임 ‘시나브로 글, 짓다’ 시작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기준, 가장 많은 가구 유형이 1인 가구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전체의 29.3%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중에는 독거노인과 학업이나 직장 때문에 홀로 사는 이들도 있지만 “나도 이제는 혼자서 살아보겠다”며 집에서 독립한 젊은이들도 있다. 하지만 여성이 환경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독립한다는 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슬기 작가가 지난 11일 부산 연제구 동네책방 ‘카프카의 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책 ‘일 인분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이슬기 작가의 산문집 ‘일 인분의 삶’은 1인 가구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독립해 혼자 살며, 자신의 일상을 담은 책 ‘일 인분의 삶’을 독립출판했다. 독립출판 됐던 책은 독자의 관심을 모았고, 지난달 빌리버튼 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출판됐다. 삶의 과정에 ‘독립’이라는 수식어가 계속 붙는 이 작가를 연제구 연산동 동네책방 ‘카프카의 밤’에서 만났다. ‘카프카의 밤’에는 독립출판 됐던 책 ‘일 인분의 삶’이 여전히 진열돼 있었다. 서점주인 계선이 씨는 책이 팔릴 때마다 어떤 분이 와서 책을 샀고, 반응이 어떠했는지를 전화로 알려주었다고 한다. 독자를 직접 응대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네책방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작가가 인터뷰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나를 증명하는 ‘나의 글’

일 인분의 삶- 이슬기·빌리버튼·2019
출판사에서 책을 펴낸 이후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물어보자, 이 작가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는 거요? 많이 설렜습니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을 때도 그랬어요.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고 대형서점에 책이 입고된 뒤에는 사람들이 작가라고 불러주는데 아직은 어색합니다.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작가는 1987년 충남 청양의 외가에서 태어났다. 7살 때 부산으로 왔다. 그림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했다. 대학에서 광고그래픽을 전공하고 편집디자인 일을 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 회사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아버지의 생업이 자신의 생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독립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직장인’이라는 이름을 걷어낸 뒤에는 집에서 독립했다. 책에서 그 대목을 이렇게 썼다.

“독립과 퇴사. 홀로 짊어진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기회가 있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뭐든 시도했다. 뇌의 지방을 줄이려 대학원에 들어가 온갖 석학들의 지혜를 얻으려 했다. 뮤지컬 프로젝트에 참여해 소리를 내지르고 뛰어다녔다. 세상은 내가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것과 알고 싶은 사람으로 즐비했다.”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부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논문을 쓰면서 깨달은 것이 있어요. 나를 증명하는 것은 ‘나의 생각’을 정리한 ‘나의 글’이구나 하고요. 그래서 논문을 쓰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좋았습니다. 제 마음과 일상을 담은 글도 쓰고 싶었어요.”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소소한 감정을 쏟아내는 글쓰기를 하고 있던 터였다. 논문을 쓴 뒤 청년들의 글쓰기 모임 ‘갓바치’에 참여했다. “8명이 격주로 만나 서로의 글을 읽고 합평했어요. 그 모임에서 서로가 많은 걸 배웠습니다. 책을 내고 싶다는 용기도 얻었죠.”

편집디자인 일을 했던 그는 활자 선택에서 지면배치, 삽화까지 직접 했다. 인쇄되기 전까지 모든 과정에 자신의 손길이 닿았기에 책에 대한 애착이 컸다. “독립출판 후에 동네서점을 다니며 입고도 직접 했죠. 책이 한 권 한 권 팔릴 때마다 서점에서 연락이 왔는데,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경기도 부천에 있는 동네서점에서 출판사에 추천해서 정식 출판으로도 이어졌답니다.”

■자기 고백에서 느껴지는 공감

필자 역시 1인 가구라 그런지 책 내용에 많은 공감이 갔다. 책을 본 다른 독자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독립해서 사는 분들이 이 책에 관심이 많아요. 반응이 비슷합니다. ‘내 상황과 똑같다’ ‘내가 쓴 글인 줄 순간 착각했다’고들 합니다. 혼자 산다는 건 다들 비슷한 상황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자고 자기 고백을 이리도 성실하게 하고 있을까’.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한 눈을 팔지 못했다. 집을 구하는 과정, 1인 가전, 혼밥, 원룸 인테리어…. 혼자 사는 친구가 “힘들었다 또는 견딜만하다”며 소소한 일상을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딴청을 피울 수가 있겠는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일상 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고 만다. 1인 가구인 사람은 동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의 생활에 대한 공감으로 읽는 책이다. 모두가 이 작가의 성실한 자백 덕분이다.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자유롭다고 해서 책임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모든 걸 혼자 짊어져야 하다 보니까 오히려 더 무겁다. 독립 후 처음 1년은 아르바이트로 간간히 생활했다. 그동안 책상에 앉아 손이나 머리가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았는데, 이제는 몸을 쓰고 일한 시간만큼의 돈을 받아야 했다. 보상에 비해 몸이 고되었다. 이로써 나의 경제적 효용이 낮아졌지만 나름대로 노동으로부터는 자유로워졌다. 돈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다면 직장에 매였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보상받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무엇을 선택하여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 홀로 서는 삶을 선택한 이 작가 앞에 어떤 길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책을 낸 후 에너지가 다 소진된 것 같다는 그는 새로운 글쓰기 모임 ‘시나브로 글, 짓다’ 운영을 시작했다. 그의 ‘독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책 칼럼니스트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부민병원 등 12곳 ‘안심병원’ 지정
  2. 2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코로나 확산은 중국 다녀온 한국인 때문”
  3. 3여당, 부산 코로나특위 ‘원외’는 ‘논외’
  4. 4박은빈 “함께했던 동료들 다시 나오면 시즌2 마다할 이유 없죠”
  5. 5[조재휘의 시네필] 1917, 종군기자처럼 밀착 촬영기법…전쟁 ‘감상’ 아닌 ‘체감’케 해
  6. 6[다이제스트] 고흥~여수반도 6개다리 개통기념 답사 外
  7. 7감염 의심자 검사 거부 땐 강제 검사·벌금 300만 원
  8. 8“이언주 전략공천은 특혜”…곽규택 항의의 삭발식
  9. 9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5> 제4곡-지어도
  10. 10통합당, 유재중·이헌승 불출마 땐 이진복·김도읍 재발탁?
  1. 1민주당, 울산 기초 재보궐후보 박영수 박재완 공천
  2. 2여당, 부산 코로나특위 ‘원외’는 ‘논외’
  3. 3감염 의심자 검사 거부 땐 강제 검사·벌금 300만 원
  4. 4“이언주 전략공천은 특혜”…곽규택 항의의 삭발식
  5. 5통합당, 유재중·이헌승 불출마 땐 이진복·김도읍 재발탁?
  6. 6민주당 부산 경선 곳곳 혼전 양상…양자대결 된 기장·금정 결과 주목
  7. 7현역 추가 컷오프 나올까 경선지 어딜까
  8. 8민주당 중영도 경선 김비오·김용원 2파전
  9. 9기장 여당 최택용 문 대통령 사진 게재…통합당 정승윤, 윤석열 응원 현수막
  10. 10홍준표, 양산을 출마 ‘마이웨이’ 행보
  1. 1확진자 방문 유통가 “방역휴점 손실보다 안전이 우선”
  2. 2BNK 금융그룹- 코로나19 극복 금융지원 앞장…BNK, 지역사회 든든한 버팀목 역할
  3. 3서울보증보험- 신설법인 무담보 신용 보증…금융 취약계층의 튼튼한 울타리
  4. 4KB손해보험- 납입면제 사유 발생 땐 기존 납부액 전부 돌려주는 착한 보험
  5. 5신한생명- 상품 홍보·마케팅 지원위한 브랜드…고객 향한 진심을 품었다
  6. 6현대차, ‘N 스페셜 에디션 자전거’ 공개
  7. 7전기안전公, 코로나19 화훼농가 지원 '꽃선물 릴레이' 동참
  8. 8수과원,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진단키트 개발
  9. 9부산항만공사,·IBK기업은행 120억 원 동반성장 협력대출기금 조성
  10. 10기재부 "'코로나19 타격' 관광업계, 단기 보강대책 추진"
  1. 1 부산 사상구서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28세 여성
  2. 2부산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12명 동선 공개 … “51번은 조사 중”
  3. 3천안 '코로나19' 확진자, 지역 곳곳에서 댄스스포츠 강사로 활동
  4. 4 경남 코로나19 확진자 김해 1명 추가…총 39명
  5. 5송파구 코로나19 확진자 2명 늘어 9명으로…구청 홈페이지에 동선 공개
  6. 6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 총 55명 중 온천교회 관련 28명
  7. 7울산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은 여중생 경북 성주 거주
  8. 8빠르면 내일 오후 약국·우체국 마스크 판매…1인 5매 구매제한
  9. 9 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 총 55명
  10. 10경남 코로나19 확진자 12명 추가…한마음창원병원 간호사 포함·병원 폐쇄
  1. 1바르셀로나, 나폴리전 라인업 공개
  2. 2바이에른 뮌헨 챔스 16강 첼시 원정서 3-0 완승
  3. 3첼시vs뮌헨 선발 라인업 공개
  4. 4챔스 16강 나폴리-바르셀로나, 아쉬운 1-1 무승부
  5. 5좌완 듀오 ‘정태승·김유영’ 거인 불펜 책임진다
  6. 6마요르카 10번 단 기성용 “라리가 잔류가 최우선”
  7. 7IOC 위원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
  8. 8정다운, 5월 UFC 3연승 도전
  9. 92021년 WBC 미국·일본·대만서 개최
  10. 1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결국 6월로 연기
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제4곡-지어도
최원준의 음식 사람
울진 붉은대게와 동해안 대게
김석화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목격자 되기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프로파일러와 영화 보며 ‘진짜’ 범죄 이야기 들어요
오웰 흔적 찾아 떠난 여행담…그의 삶과 작품 얘기해요
박선미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해
그 많은 학원 다녀도 못 푸는 문제…참된 삶이란 무엇일까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동생의 진로. 수국
웹툰 작가의 연애. 빵야
새 책 [전체보기]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 外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이현우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종말은 끝 아닌 새 시대의 시작
서양철학자 테이블에 놓인 ‘맛’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부산항’ - 전혁림 作
‘타이거팩토리’ - 정윤희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잉어 할아버지가 매일 바쁜 이유 外
콩과 함께 흥미진진한 등굣길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해원초등학교 /윤원영
어느날 /김상옥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감독
배우 이병헌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아카데미 레이스’ 종착점에 선 기생충
더빙판 내던진 봉 감독 한마디 “단 하나의 언어, 영화”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917, 종군기자처럼 밀착 촬영기법…전쟁 ‘감상’ 아닌 ‘체감’케 해
장르 영화 탈피 N포세대 냉엄한 현실에 집중
조준형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숱한 차별을 버텨온 당신에게 박수를
세월 녹아든 글에 ‘나도 써볼까’ 생각드는 책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고향을 떠나 고향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BIFF 리뷰 [전체보기]
폐막작 ‘윤희에게’
‘마르게와 엄마’
BIFF 현장 [전체보기]
위장이혼 하자마자 복권에 당첨된 남자
“장애인 돌봄 활동하며 느낀 점 영화에 담아”
BIFF와 함께하는 사람들 [전체보기]
어주영 씨네핀하우스 대표
서승우 영화의전당 공연팀장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2월 27일
묘수풀이 - 2020년 2월 26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2월 27일(음 2월 4일)
오늘의 운세- 2020년 2월 26일(음 2월 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 10월 11일·12일
오늘의 BIFF - 10월 1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唯呵美惡
勞心焦思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