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극 4년 만에 재공연 무대
정갈한 형식에 시적인 여운과 통찰을 담아 2015년 초연 당시 호평을 얻었던 연극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가 다시 한번 관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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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3~29일 공연하는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의 연습 장면. 문화판모이라 제공 |
오는 23~29일 극단 ‘문화판모이라’의 연극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가 한결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부산에서 활발한 극작 활동을 펼쳐온 김숙경 경성대(연극영화과) 교수가 2015년 ‘문화판모이라’를 창단하며 선보인 공연으로, 제2회 김문홍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우수한 창작극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보완 작업 후 4년 만에 재공연이 성사됐다.
이야기는 고고학자 서혜가 연구 조사차 경상도 어느 곳에 자리한 두루마을을 방문하면서 시작한다. 고택 선운당에 들른 서혜가 자신의 상상과 느낌을 섞어 역사를 전하는 문화유산해설사 남풍의 태도를 지적하자 두 사람의 신경전이 벌어진다. 신경전은 점차 팽팽해지고 사실과 진실에 대한 공방전으로까지 번진다. 한편 고시생 정우는 객관적 사실과 진짜 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법에 회의를 느끼고, 대철과 미순은 서로 사랑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주인공들은 주로 역사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시각 차이를 드러낸다. 작품은 이들의 갈등을 통해 관객에게 사실과 진실, 현실과 해석의 차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답을 내리지는 않는다. 김숙경 교수는 “주요 인물들이 겪어온 경험과 이를 보는 관객의 경험이 어느 지점에서 만나 각기 다른 해답이 구해졌으면 하는 의도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연출로 집중도를 높인다. 덕분에 김문홍 희곡상 수상 당시 “희곡으로서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통찰력을 갖춘 작가 의식과 심도 깊은 문학성을 지니면서도 연극성마저 확보한 특징에 깊게 매료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연진 역시 믿고 볼 만하다. 부산연극제에서 다수의 연기상을 받은 진선미, 배진만 등을 포함해 양진철, 최현정 등 부산의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예매는 인터파크티켓, 옥션티켓 등에서 가능하다. 관람료 3만 원. 010-9701-0712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