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팔과 볼록한 배, 몸에 비해 큰 머리 등 두세 살 정도의 순수한 어린아이를 모티브로 한 조각 작품들이 전시장에 들어왔다. 소녀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 크기만 한 아이스크림이나 설탕이 가득 묻은 도넛을 먹고 있다. 달콤함이 주는 순간적 쾌락과 중독성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다.
독특한 작업 스타일로 지역 화단에서 주목을 받는 신진 조각가 제제(34)의 신작 ‘SHOW YOUR TEETH(사진)’이다. 제제는 현대적인 조각 작품을 제작하는 부산 출신 30대 작가로, 부산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이번 전시가 두 번째 개인전이다. 그는 “음식을 소재로 물질주의에 대해 논하고자 했다”며 “작품은 인간의 욕망을 풍자하지만, 물질을 통한 행복의 가치에도 무게를 두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제제의 개인전 ‘물질주의 가치-Value of Materialism’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대표 캐릭터인 어린아이 조각상과 함께 입체를 평면으로 풀어낸 새로운 작업을 공개한다.
매끄러운 표면과 다채로운 컬러, 어린아이를 모티브로 한 조각 작품은 예술의 난해하고 무거움보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친근함을 유도한다. 그러나 순진한 아이의 신체에 새겨진 문구와 이미지는 즉흥적이고 거칠다. 마치 아이가 보고 들은 세상을 그대로 모방한 듯하다. 자신이 겪은 정체성의 혼란, 체제와 시스템 속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오는 22일까지. 월요일 휴관. (051)731-5878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