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
- 슈트라우스 ‘돈 후안’ 등 선사
- 세계적 호른 주자 김홍박 협연
독일 근대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 교향시의 금빛 호른 선율이 가을을 물들인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554회 정기연주회 ‘프렌치 호른’을 개최한다. 2017년 시작해 오는 11월 10번째 공연으로 마침표를 찍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전곡 사이클’의 9번째 무대다. 이번 연주회는 올해 서거 70주년을 맞은 슈트라우스가 세상을 떠난 달(9월 8일)에 진행돼 의미를 더한다.
이 공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제목 ‘프렌치 호른’에 담겨 있다. 슈트라우스는 호른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뮌헨 왕립오페라 호른 수석 주자였기 때문이다.
이날은 슈트라우스 ‘호른 협주곡 제1번’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수석 호르니스트 김홍박(사진)이 협연해 빛낸다.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홍박은 영국 런던심포니 객원 수석, 스웨덴 왕립오페라 제2 수석을 맡는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호른 주자다.
‘프렌치’에도 방점이 있다. 호른은 프랑스의 사냥용 호른이 17세기에 이르러 악기 모양을 갖췄고 18세기에 오케스트라용 악기가 됐다. 프랑스에서 다른 나라로 전해졌기 때문에 프렌치 호른이라고 부른다. 부산시향 최수열 예술감독은 이 점에 착안해 ‘프렌치’를 매개로 올해 서거 15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헥토르 베를리오즈를 무대로 끌어들였다.
최 감독은 “작곡가는 음악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있고 관현악법에 특화된 사람이 있다. 슈트라우스와 베를리오즈는 오케스트라를 굉장히 잘 사용한 작품을 만들어 관현악법에 획을 그은 작곡가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서는 베를리오즈와 슈트라우스 곡이 번갈아 연주된다. 1부의 막을 여는 것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축제의 흥겨움과 감미로운 선율이 섬세하게 조화를 이루며 펼쳐진 뒤 슈트라우스의 호른 협주곡이 등장한다.
2부는 두 거장이 문학 작품을 관현악으로 풀어낸 곡을 차례로 들려준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베를리오즈 ‘리어왕’ 서곡이 먼저 무대에 오른다. 리어왕이 세 딸 중 사악한 두 딸에게 배신당하고 막내 코델리아의 효심을 뒤늦게 깨닫지만 결국 부녀 모두 죽음을 맞는 비극이다. 약혼녀의 변심으로 상처 입었던 베를리오즈의 경험이 작곡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트라우스의 작품으로는 그의 교향시 중 가장 대중적인 ‘돈 후안’이 이어진다. 여러 예술 작품에서 변주된 전설적인 바람둥이 캐릭터 돈 후안을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이상주의자로 해석했다. 세상을 누비며 여러 여인 사이를 헤매는 그의 모습이 다채롭게 그려진다. 오보에 독주도 매력적이다. R석 2만 원, S석 1만5000원, A석 1만 원, B석 5000원. (051)607-3111~3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