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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39> 해남 짱뚱어회

갓 잡은 짱뚱어, 가을엔 회로… 청정 갯벌의 맛에 허우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24 18:47:08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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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0㎝ 크기 갯벌 대표 어종
- 뻘 기어 다니거나 뛰어다녀
- 훌치기낚시로 5~10월에 어획

- 짱뚱어탕 전남선 여름 보양식
- 개고기 보신탕보다 더 인기

- 검붉은 속살은 소고기 같고
- 제거 안 한 껍질은 질긴 듯 쫀득
- 잘게 칼집 낸 대가리는 거친 편
- 겨울잠 자기 전 영양분 비축해
- 비린내 없는 고단백 가을 별미

‘짱뚱어’는 우리나라 서해, 남해 연안의 강 하구 주변 깨끗한 갯벌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망둑엇과의 어류이다.
전남 해남에서 만난 이 고장 소울푸드 ‘해남 짱뚱어회’. 짱뚱어회는 한 마리에서 두 점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순천, 벌교, 해남, 영암, 신안, 무안 등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 갯벌에 두세 개의 구멍을 파고 서식하면서 다리 같은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을 기어 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

크기는 평균 15~20㎝ 정도로 머리는 크고, 몸은 납작하게 측편되어 있다. 눈은 머리 위로 돌출되어 있어 ‘철목어(凸目漁)라고도 불린다. 지방에 따라서는 ‘별망둑’과 ‘풀망둑’으로 부른다.

■갯벌 지키는 대표 물고기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깨끗한 갯벌에서 사는 짱뚱어.
‘별망둑’은 청색을 띤 회색 바탕에 진한 청색의 반점이 산재하여 있고, ‘풀망둑’은 연한 회색을 띠고 있다.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서는 ‘망동이’로 기록하고 있다. 겨울잠을 자는 갯벌생물로, ‘겨울잠 자는 물고기’라 하여 ‘잠둥이’에서 ‘짱뚱어’로 변화했다는 설도 있다.

공기 호흡을 할 수가 있어 갯벌에서 일광욕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뻘을 성큼성큼 기어 다니거나 뛰어다니면서 활동을 한다.

여름내 갯벌에서는 칠게와 짱뚱어가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등지느러미는 크고 부채 모양으로 생겨서, 적이 영역 가까이 오면 몸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등지느러미를 활짝 펴고 위협한다.

짱뚱어는 지역에 따라 낚시로 잡는 곳이 있고, 손으로 잡는 곳이 있다. 짱뚱어 낚시는 갯벌에서 사용하는 ‘뻘배’에 플라스틱 망태기를 싣고 짱뚱어가 많은 갯벌까지 간다. 그리고는 가지고 간 5칸 정도의 긴 장대에 ‘훌치기낚시’ 채비를 하여 짱뚱어를 잡는다.

■훌치기낚시로 낚시나 맨손으로

‘훌치기낚시’는 4개의 바늘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하여 한데 묶은 채비로, 미끼 없이 바늘로만 짱뚱어를 잽싸게 낚아채는 낚시법이다. 먼저 훌치기 할 짱뚱어를 물색하여 짱뚱어 뒤쪽으로 낚싯줄을 던졌다가 짱뚱어를 향해 끌어오면서 낚아챈다.

짱뚱어는 낚시 경력 30년 넘은 사람은 한두 시간에 100여 마리도 족히 잡지만, 그렇지 못하면 한 마리도 잡기 힘든 낚시 방법이라 고난도 숙련이 요구된다. 손으로 잡을 때는 짱뚱어가 서식하는 구멍 두 곳을 양손으로 밀어 넣어 잡거나, 한 구멍을 막고 흙을 파서 잡는다. 짱뚱어는 건강한 갯벌에서 서식하는 어류이기에,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음식재료이기도 하다. 산란기는 6~8월로, 주로 5~10월에 잡아 짱뚱어탕으로 조리해 먹는다.

전남 영암에서는 “보리 익을 때 먹으면 개정국과 같다”고 할 정도로 짱뚱어를 최고의 여름 보양식으로 여기기도 한다. 개고기 보신탕, 즉 ‘개장국’을 ‘개정국’으로 부르며, 맛있고 영양이 높은 음식으로 추켜올렸던 것이다.

■짱뚱어회, 검붉기가 소고기 같아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서 내는 짱뚱어탕. 짱뚱어회와 기가 막히게 잘 어우러진다.
남도 지역 일부에서는 짱뚱어를 말려 지져 먹기도 하고, 튀겨서도 먹는다. 요즘은 냉동 보관하여 일 년 내내 짱뚱어탕의 식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해남 지역에서는 갓 잡은 짱뚱어를 회로 장만하여 먹는 곳도 있다.

해남 고천암에 짱뚱어회를 전문적으로 내는 집이 있다 하여 한달음에 달려갔다. 짱뚱어를 회로 장만한다고? 인근에는 창업 100년이 넘은 해창막걸리 주조장이 있어 주인장에게 맛있는 막걸리도 한 사발 얻어먹은 터라, 짱뚱어회에의 호기심 어린 시장기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짱뚱어회를 시킨다. 그리고는 짱뚱어회 장만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유심히 관찰한다. 우선 짱뚱어를 깨끗이 장만하여 등뼈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회를 뜬다. 껍질은 제거하지 않은 채 회를 장만하는데, 한 마리에 두 점의 회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갯벌 색깔의 외모와 달리 속살이 검붉다. 색깔만 보면 마치 잘 숙성된 소고기 같다. 그것도 육회용 사태살이나 우둔살처럼 검붉고 차지게 생겼다. 해서 어떤 이들은 육고기 같아서 저어하는 이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도 같은데, 이곳 사람들에게는 가을을 나는 별미로 꽤나 유명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쌈으로 싸 먹으면 또한 별미

해남 고천암의 짱뚱어회 전문 식당에서 받은 짱뚱어회 한상 차림.
붉은 살 사이로 칼집을 여러 번 내어 부드러움을 더해서, 접시에 붉은 살 부분이 향하게 올린다. 대가리는 주둥이 부위를 쳐낸 후 잘게 칼집을 내어 먹기 좋게 하고, 그 위에 애(간)를 올려 함께 먹도록 했다.

짱뚱어회 한 점을 된장에 찍어 맛본다. 탄탄한 육질과 함께 담백한 맛이 마치 소고기 육사시미를 먹는 것 같다. 껍질 채 회를 장만했기에 껍질은 질긴 쫀득함이 있다. 대가리에 애를 올린 부분을 먹어본다. 대가리 부분이라 잘게 칼집을 내도 식감이 거칠다. 아작아작한 식감에 애를 함께 씹으니 그 고소함이 남다르다. 식감과 고소함이 점점 더 잘 어우러진다.

주인장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깻잎에 짱뚱어회 한 점과 밥알 작게 한 덩이, 콩된장에 마늘, 땡초를 얹고 쌈을 크게 싸 먹는다.

깻잎향이 우선 상쾌하게 코를 스치고, 짱뚱어회가 쫄깃하게 씹히다가, 짭조름한 된장에 마늘과 땡초의 알싸함이 입안에 퍼져나고, 이윽고 밥알이 함께 섞이면서 ‘혀의 미각’으로 맛볼 수 있는 모든 풍미가 입안에서 함께한다.

■환경오염으로 위기에 처한 짱뚱어

그리고는 보글보글 뚝배기 위에서 끓어대는 짱뚱어탕 한 술~! ‘짱뚱어탕’은 마늘, 고춧가루, 된장 등을 넣어 끓인 물에 짱뚱어와 우거지 등의 거섶을 넣고 끓여낸다. 걸쭉하면서도 시원하고 진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입안에 남아있는 모든 맛의 기억을 초기화시켜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새로이 모든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운하게 입을 다시게 하는 것이다.

짱뚱어는 우리나라 서남해 갯벌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어류였으나, 최근에는 연안 오염과 난개발로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남도에서는 가정에서 자주 먹던 서민의 식재료이었기에 짱뚱어에 관한 음식문화도 다종다양하다. 우리가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소중하고 가치 높은 어족이다.

시인·동의대 음식문화해설사 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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