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부담 커 전곡 연주 중단될수도
- 내일 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서
“나에게 있어서 교향곡이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가 남긴 말이다. 그는 교향곡에 자신의 삶까지 녹였는지 모르겠다. 말러의 ‘비극적’ 교향곡이 을숙도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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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린 말러 교향곡 공연 모습.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
부산 을숙도문화회관은 ‘제70회 을숙도 명품콘서트-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Tragic)’을 27일 오후 8시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경성대 음악학부 김원명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고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백진현이 지휘, 부산로얄필하모니오케스트라(BRPO)가 연주한다.
삶의 비극성을 표현해 ‘비극적’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교향곡 6번은 말러의 인생을 음악적으로 예견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작곡 당시 40대 초반의 말러는 당대 최고의 지휘자로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아내 알마, 사랑하는 두 딸과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곡을 작곡하고 3년 뒤 장녀 마리아를 잃고 자신도 심각한 심장병 진단을 받았으며 10년간 몸담았던 빈 오페라 극장에서 사임하는 등 비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김원명 예술감독은 “제3악장의 전원적 아름다움과 제4악장의 처절한 투쟁과 고통을 느껴보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이 공연은 말러 교향곡 전곡(11곡) 연주 시리즈 다섯 번째 무대다. 이번 공연을 하면 미완성인 10번 교향곡을 포함해 6곡을 마치게 되는 셈이다. 남은 곡은 5곡. 국내에서 말러 전곡 연주를 마친 것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임헌정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정명훈 지휘)뿐이다.
악기 편성이 대규모인 말러 교향곡은 많은 인원의 오케스트라와 연주자의 연습이 필요해 기초지자체 문예회관과 민간 오케스트라가 말러 전곡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이번 공연에도 약 100명으로 꾸려진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김 예술감독은 “부산에서는 최초이고, 국내에서는 세 번째인 역사적인 시도다. 평소 무대에서 듣기 어려운 곡을 연주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은 지역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말러 전곡을 연주할 수 있는 도시·공연장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수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말러 교향곡 전곡 도전은 이번 연주에서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 이 공연을 주최하는 을숙도문화회관이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지속할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한 을숙도문화회관장은 “전임 관장 시절 전곡 연주를 계획했지만 기초지자체가 하기에는 공연의 예산 부담이 커서 쉽지 않다. 특히 남은 곡들이 합창까지 편성된 대곡이라 예산이 수천만 원은 더 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단계인데 앞으로 이 공연을 계속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석 1만 원. (051)220-5812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