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원폭피해자들도 함께 감상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 가다가 원자폭탄에 피폭됐습니다. (원폭이 터진) 현장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시내 곳곳에 널린 시쳇더미에서 살아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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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롯데대영극장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고(故) 김형률 씨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 ‘리틀보이 12725’가 상영된 후 김지곤 감독과 원폭 피해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산지부 관계자의 발언이 끝나자 극장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9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롯데대영극장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리틀보이 12725’가 상영됐다. 이 작품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인 고(故) 김형률 씨의 인생 궤적을 따라가는 내용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도입된 ‘커뮤니티 비프’의 행사로 진행됐다. 부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이 주최했다. 실제 일본에 원폭이 떨어졌을 당시 한국인 피해자를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김 씨는 생전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활동했다. 그는 ‘면역글로불린 결핍증’을 앓는다. 인체 면역력이 약해지는 병이다. 그는 자신의 병이 피폭 1세대인 어머니에 의해 유전됐다는 것을 알고 ‘원폭 피해자 2세 환우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 5월 29일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리틀보이 12725’는 고인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활동상을 추적한다. 김지곤 감독이 만들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올해는 평통사의 요청으로 상영됐다.
이날 모인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영화 상영 이후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류병문 부산지부장은 “이번에 처음 본 작품인데, 삶을 향한 고인의 의지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원폭 피해자들을 위한 고인의 노력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원폭 피해자 1세대는 “다큐멘터리를 만든 김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실은 민주공원 소식지를 통해 우연히 고인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며 “영화 제목의 12725는 고인이 세상을 살았던 날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평통사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증언을 채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령인 원폭 피해자 1세대의 증언을 모아 미국과 일본에 한국인 피해자가 겪는 고통의 책임을 묻는 게 목표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