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밤을 잊은 그대, 알딸딸한 그대…영화가 두 배로 재밌어진다

술과 영화가 함께한 ‘취생몽사’ 체험기

  •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  |   입력 : 2019-10-09 19:32:03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술 마시며 밤새 영화라니!

-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 ‘치코와 리타’ 등 3편 연속 상영
- 맥주·와인 깔린 야외 테라스서
- 영화 맞춤 안주 먹으며 감상

# 관객참여형 행사 진수 보여줘

- 가만히 앉아서 보는게 아니라
- 웃고 떠들며 자유롭게 작품 관람
- 상영작 배우와 즉석 GV도 열려
- 커뮤니티 비프 발전가능성 엿봐

“관객 여러분! 지금부터 영화 3편을 새벽 4시까지 이어서 상영할 텐데요, 조용히 관람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가 영화 성격에 맞게 준비한 술과 안주가 있으니 드시면서 좀 떠들썩하게 자유롭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조원희 커뮤니티 BIFF 공동운영위원장·영화감독)
지난 8일 밤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봄의 야외 테라스에서 커뮤니티 BIFF 행사인 ‘취생몽사’가 열리고 있다. 국제신문 조봉권 문화전문기자(왼쪽 첫 번째)와 칼럼니스트 임규찬(왼쪽 두 번째) 씨가 여기에 참여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BIFF 제공
지난 8일 밤 10시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봄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마련한 ‘커뮤니티 BIFF’의 주요 행사 ‘취생몽사’가 막을 올렸다. 조원희 위원장의 공지가 이어졌다. “커뮤니티 BIFF는 관객의 ‘직접’ 참여가 정말 중요합니다. 관객께서 역할을 분담해주시는 건데요. 노래도 따라 부르고 박수·환호도 보내주시고….”

그러면서 덧붙인다. “‘취생몽사’는 그런 우리 기획 의도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보너스 정보. “게다가 이 자리에는 상영작 3편 가운데 2편의 주연 배우가 직접 와 계십니다.” 밤은 아깝도록 깊어갔고, 분위기는 술처럼 익어갔다.

국제신문에 ‘감성터치’를 쓰는 칼럼니스트 임규찬(도서출판 함향 대표) 씨와 동행했다.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이어지며 술까지 즐겨야 하는 자리라 혼자는 심심하고 아까웠다. 그는 음악과 영화와 문학에 관심이 깊어 이 자리에 잘 맞을 것 같았다. 푯값은 1인 1만8000원.

■기획력과 세심한 준비

상영작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장선우 감독·2002년), ‘치코와 리타’(하비에르 마리스칼 외 감독·2010년), ‘낮술’(노영석 감독·2008년)이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성소)은 2002년 개봉 때 한국 영화계를 충격과 혼란 속으로 끌고 들어간 영화다. 너무 많은 비판을 받은 이 미래형 액션 블록버스터 형식 영화는 세월이 꽤 흐른 지금 어떤 방향에서든 다시 조명할 작품임을 이날 ‘취생몽사’ 관객 30여 명에게 입증했다.

‘치코와 리타’는 음악·사랑·회한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제작비 1000만 원으로 만들었다는 ‘낮술’은 술의 위력을 아는 관객에게 괴물 같은 공감력을 발휘했다. 삶의 부조리를 웃기고 아리게 담았다. 세 편 모두 말똥말똥 맨정신보다 술 마시며 수다 떨고 손뼉 치며 함께 보는 게 좋을 영화였다.

이런 기획력을 바탕으로 세심한 준비를 더 했다. 주최 측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영상홀과 야외 테라스 두 곳에서 동시에 같은 영화를 상영했다. 야외 테라스에는 제주맥주와 와인, 안주를 차렸다. 정식 영화관 분위기를 원하면 영상홀에서, 술과 안주를 즐기며 ‘취생몽사’ 분위기에 젖고 싶으면 테라스에서 보면 된다. 테라스에는 담요와 커피도 뒀다. 안주는 상영작과 어울리게 장만했다. ‘성소’의 유명한 대사 “짜장면으로 맞아 볼래” 등에 맞춰 탕수육, 쿠바·뉴욕이 배경인 ‘치코와 리타’에 맞춰 나초, 경포대가 나오는 ‘낮술’에 맞춰 건어물을 냈다. 안전요원도 배치했다.

■흥겨웠던 ‘즉석 관객·배우 만남’

야외 테라스는 순식간에 ‘화기애애 상영관’으로 변해버렸다. ‘성소’ 주연 현성(출연 당시 이름 김현성)과 ‘낮술’ 주연 송재하(출연 당시 이름 송삼동) 배우가 ‘취생몽사’에 직접 와준 건 멋진 선물이었다. 첫 상영작 ‘성소’가 끝난 뒤 쉬는 시간. 순식간에 작은 GV(관객과 대화)가 펼쳐졌다. “개봉 때 워낙 말이 많았던 영화라 오늘 환영받지 못할까 걱정했어요. 이렇게 반겨주고 재미있게 영화를 봐주셔서 정말 고마워요.”(현성) “진짜 재밌던데요! 특히 장난감 같던 비장의 무기 ‘고등어’가 진짜 고등어로 변해 주인공에게 안기는 모습은 정말로(엄지 척)!”(젊은 관객)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부산 모습이 이 영화에 다 담겼네요. 완공 안 된 광안대교에서도 촬영했군요. 지금 시점에 ‘재발견’할 요소와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영화인)

마지막 상영작 ‘낮술’은 시작하자마자 객석의 송재하 배우에게 질문이 쏟아진다. “한겨울에 저렇게 팬티만 입고 도로에서 몇 시간 촬영한 거예요?”(관객) “다섯 시간쯤 찍은 걸로 거억해요.”(송재하) 웃음과 박수가 터졌고, 영화와 한결 친해진 기분이었다.

■커뮤니티 BIFF에 주목하는 이유

커뮤니티 BIFF는 지난해 사전 행사를 열고, 올해 정식 출범했다. BIFF 발상지, 부산 중구 원도심 일대에서 모든 행사를 개최해 BIFF의 활력을 부산 원도심에 불어넣자는 기획 의도가 선명하다. ‘관객·시민 참여형’이라 더 뜻깊다. 관객이 직접 상영작을 고르는 ‘리퀘스트 시네마’, 영화 보며 춤추고 노래하는 ‘싱어롱’ ‘댄스 이머시브’도 있다.

올해 BIFF에서 ‘커뮤니티 BIFF’는 주목받고 있다. 영화제 활력을 부산 원도심에도 다시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BIFF는 BIFF다. 다른 영화제와는 다른 정체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규모가 큰 도시 부산에는 영화제 기간 주요 행사장인 해운대 쪽으로 못 가는 시민도 많다. 커뮤니티 BIF는 이처럼 독특하고 복잡한 부산 상황에 숨통을 틔워줄 한 가지 대안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규찬 칼럼니스트는 “‘환대의 도시 부산, 나를 찾는 영화제 BIFF’라는 정체성을 줄곧 생각한 하루였다. 지향을 잘 잡고 좋은 기획을 하면 BIFF를 더 좋은 영화제로 만들 방법은 많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9. 9“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10. 10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0. 10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5. 5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7. 7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8. 8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