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이란 부제가 말하듯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질긴 폭력의 덫을 힘겹게 끊어내는 과정을 그렸다. 담담한 그림체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만화는 통계 속에 숫자로 생략되고 뉴스의 흐린 화면 뒤에 가려졌던 피해자의 무력감과 공포를 고스란히 전한다. 집착, 통제, 스토킹, 폭행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어떻게 행사되는지, 경찰에 신고해도 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지, 왜 우리는 데이트폭력 피해자에게 “진작 헤어지지 그랬냐”는 말을 해선 안 되는지 만화 속 주인공 ‘이아리’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연재할 때 달렸던 댓글이나 독자들의 경험담도 수록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