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46> 우리 시, 우리 노래란?

한국인 정서 담은 시어, 더 가다듬을 때 명곡으로 남는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1 18:58:5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국악풍 곡이나 분위기라고 해서
- 모두 한국의 정서란 정의는 곤란

- 슈베르트 가곡 양성모음 등 주목
- 한글의 장단·고저·모음 연구하고
- 철저하게 분석해 응용작업 필요

- 작곡가는 발음 편하게 곡 만들고
- 성악가는 시어가 잘 들리게 해야

“솔 향기에 젖은 오솔길 걸으며 달마중 가는 길….” 정미혜 시인의 시 ‘해운대 달맞이 길’ 중 한 대목이다. 부산 정서와 감성을 대변하는 곳인 ‘달맞이 길’을 소재로 삼은 시를 작곡가 이태현이 여성합창곡으로 만들었다. 지난 10일 저녁 부산 금정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14회 우리 시 우리 노래 아름다운 부산을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창작가곡협회가 주최한 창작 가곡발표회가 있었다.
제14회 우리 시 우리 노래 공연에서 토브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선용을 비롯한 시인 21명과 김성덕을 포함한 작곡가 19명, 안세현(주감초 3학년)의 독창을 비롯해 소프라노 황윤정, 베이스 김태형, 사상구소년소녀합창단, 예그린합창단, 김해남성합창단, 토브합창단 등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시어와 함께 노래했다. 시인은 달맞이길, 동백섬, 범어사 계곡, 해파랑길, 기장 바다, 승학산, 을숙도 등 부산의 아름다운 곳을 곱게 풀어 놓았다. 시인이 사색하며 다녀온 흔적이 시어 곳곳에 스며 있었다.

소프라노 황윤정.
한국창작가곡협회는 ‘한국 정서에 맞는 국악풍 곡이나 그런 분위기의 곡을 부르며 널리 보급하고자’ 2009년에 출발해 14회의 ‘우리 시 우리 노래’를 열었다. 여기서 먼저 생각할 것은 ‘한국의 정서’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정서는 무엇일까? 어떤 것을 ‘국악풍과 그런 분위기’라고 해야 한국의 정서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이것은 한국인의 정서 즉 민족의 본질이기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이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이고 어려운 문제다.

작가 조정래는 그의 책 ‘황홀한 글 감옥’에서 민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작품은 그 작품을 있게 한 모국어의 자식들이다. … 그 모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같은 민족이다. … 세계의 반열에 오른 명작 거의가 그 민족과 그 땅의 삶을 총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예그린합창단.
민족 정서를 다양한 각도에서 표현하는 예술가가 많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럼에도 그냥 시를 짓고 곡을 만든다고 해서 끝일까? 그렇게 하면 민족을 노래하는 것이고 민족성이 살아날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그것은 아닐 것이다. 시를 짓되 어떤 시를? 곡을 쓰되 어떤 곡을?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막연히 국악풍 곡이면 민족적 정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독일 가곡은 슈베르트와 슈만의 가곡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널리 애창되며 보급됐다”고 이야기한 김성덕 회장의 기대처럼 모두가 사랑하는 한국 가곡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은 마음은 깊이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렇다면 더욱 깊은 이해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글이 가진 발음의 장단(長短)과 고저(高低) 그리고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을 더욱 연구하고 분석해 곡에 응용해야 할 것이며, 시인 또한 시어가 작사로 쓰인다면 발성 부분에서 함께 연구해야 한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만든 가곡은 고음에는 대부분 양성 모음이 놓여 더 쉽게 발성·노래할 수 있다. 이런 점이 딱딱하고 어려운 발음의 독일어를 더욱 쉽게 노래하게 한다. 시 흐름에 따라 음성모음이 한마디의 첫 구절이나 중요한 음절에 놓일 수 있다. 이때도 작곡가는 성악가의 발음을 더욱 깊이 연구해 더 편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악가가 노래하는 동안 더 분명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시어가 들릴 수 있도록 시 흐름에 맞는 곡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창작자의 고뇌요, 그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다.

물론 여기에는 성악가의 시 분석과 곡 연구가 필수적이다. 또 노래할 곡의 여러 요소와 발성·발음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더욱 아름다운 우리 시와 노래가 생활 속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예술가는 민족과 민족성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해야 한다. 이는 예술가의 사명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