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대 출신 김유리 감독 장편 데뷔작
- 부산영상위 등서 제작 지원받아 완성
- 부조리·시련 속 성장하는 주인공 그려
- 섬세한 연출·뚜렷한 주제의식 보여줘
- BIFF·브졸아시아영화제 등서 수상
부산에서 만들어진 영화 ‘영하의 바람’이 전국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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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14일 개봉하는 김유리 감독의 첫 장편영화 ‘영하의 바람’. |
영화사 진진은 김유리(33)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하의 바람’을 다음 달 14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멀티플렉스 3사를 통해 상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작품은 칼바람 같은 시련에도 언젠가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는 주인공 영하의 성장기다.
‘영하의 바람’은 영하가 아버지에게 버려졌던 12살, 믿고 의지하는 사촌 미진과 떨어져야 했던 15살, 계부에게 성추행당한 19살의 순간을 비춘다. 어떤 사건을 따라가기보다 순간순간을 응시하는 연출 방식은 김 감독이 떠올린 한 질문에서 비롯됐다. 그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미디어로 접하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가’라는 물음을 자주 떠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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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중인 김유리(왼쪽) 감독. 영화사 진진 제공 |
김 감독은 “가정사는 묵인, 용인되기 쉬운 미묘한 영역이다. 사건 사고로 접하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마다 가슴 속에 묻어야 했던 일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 영화를 시작했다”며 “긴 시간을 다루며 사건이 왜 일어났나 찾고자 했다. 더불어 감당하기 힘든 부조리 속에서도 누군가의 존재 덕분에 무너지지 않는 소녀의 모습에 주목해주길 바랐다”고 전했다.
뚜렷한 주제 의식과 섬세한 연출 덕에 ‘영하의 바람’은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주제를 끝까지 놓지 않는 감독에게 격려와 위로를 전한다”, “섬세한 디테일, 훌륭한 촬영, 의미 있는 침묵이 모여 강렬한 이야기가 탄생했다”는 등의 평가를 받으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제25회 프랑스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우수상을 받았다.
‘영하의 바람’은 ‘극영화는 서울로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양한 지원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작업이 부산에서 이루어졌다. 2016년 부산영상위원회가 지원하는 ‘부산 신진작가 영화기획개발 멘토링’에 선정돼 시나리오를 다듬었고, 이듬해에는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사업’에서 1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촬영에 들어갔다. 후반 작업은 BIFF ‘아시아 장편독립 극영화 제작 지원 펀드’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만든 이도 ‘부산 사람’이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이자 ‘저 문은 언제부터 열려있었던 거지’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 감독이 장편 제작을 위해 지역 제작사 브릿지프로덕션과 손을 잡았다. 촬영 역시 남구 대연동 등에서 이루어졌다. 김 감독은 “부산은 태어나고 자란 곳이자 선후배가 있는 곳이기에 소속감을 준다. 중요한 작업 공간”이라며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위안과 고립의 감정을 동시에 전할 수 있는 지역이라 생각해 부산을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말해 영화를 향한 부산 관객의 기대를 높였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