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역 결과 “시너지 효과 커” 결론
- 중복 비용 감소 등 25가지 기대
- 자율·독립성 보장 법인 형태 제시
- 영화의전당 직원 60% 통합 반대
- 방법론 두고도 이견 커 난항 예상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영화의전당이 통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연구용역 결과(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1면 보도)가 발표된 후 두 기관의 통합 시기와 방식에 지역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전당 직원 60%가 통합을 반대하고 방법론에 대한 이견도 커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 |  |
| 지난달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국제신문 DB |
■통합방안 연구 보고서 발표
올해 초 부산시가 공공기관 혁신 정책에 따라 BIFF와 영화의전당 통합을 예고하자, 양측은 경영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통합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통합의 당위성, 장단점 등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지난 8월 박기남·배근호 동의대 산학협력단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지난달 30일 ‘부산국제영화제-영화의전당 통합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통합에 찬성하는 직원의 비율이 BIFF는 66.7%에 이르지만, 영화의전당은 31%밖에 되지 않아 통합 자체에 대한 의견부터 크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양측의 운영 상황을 살폈을 때 “통합 시 단점보다 양 기관이 얻을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BIFF는 다이빙벨 사태로 인한 위기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며 일시적인 축제조직으로 축제 기간만 신경 쓰는 형태는 국제영화제로서의 한계를 보이고, 영화의전당은 극장 산업이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 채널이 예술독립영화 시장을 잠식해 대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통합 시 구체적으로 ▷중복 비용 감소를 통한 비용 절감 ▷BIFF 브랜드 등을 활용한 신규 사업으로 수입 증대 ▷공간 효율성 증가와 프로그램 개선으로 영화관·공연장 활성화 ▷지휘 체계 일원화를 통한 경영 체계 개선 등 6가지 영역에서 25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민간 이사장제 재단법인’ 검토
통합 여부 자체에 대한 논의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합 법인의 형태다. BIFF는 자율성 보장을 이유로 사단법인을, 영화의전당은 고용안정 문제로 재단법인 유지를 요구한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사단법인으로 갈 경우 조직 운영 난항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규모가 커질 경우 사단법인 체제로는 인건비, 영화의전당 영구 위탁 보장 등이 불안하고 조직 운영이 방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사단법인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90억 원의 추가 수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재단법인으로 갈 경우 ‘민간 이사장제 하의 재단법인’ 검토를 추천한다. 재단법인의 경우 독립성 보장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당연직 이사장으로 있는 시장 대신 민간 이사장이 결정 권한을 갖게 함으로써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경기도 문화의전당이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BIFF 측은 “어떤 방법이 옳다고 결론 내린 것은 아니다. 사단법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시 한번 내부 의견 수렴과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BIFF 덩치 키우기? 부작용 우려도
영화의전당 노조 측은 “통합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한 연구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BIFF 기간 성공적인 업무 지원을 해온 영화의전당 성과를 저평가한 채 경제 논리만 앞세운 연구 결과라는 것이다. 민간 이사장제도에도 의문을 표한다. 신성은 영화의전당 노조 지부장은 “현재 BIFF의 민간 이사장제를 그대로 옮겨 갈 경우 BIFF 중심으로 운영될 텐데 공연 등 영화의전당이 수행하는 다른 업무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는 것 같다”며 “한쪽이 아니라 양쪽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애초에 영화의전당 운영을 맡지 않겠다고 했던 BIFF가 이제 와 통합을 추진하는 데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영화의전당은 BIFF 개최를 위한 전용관으로 설립됐으나 BIFF가 운영에 부담을 표하면서 독립 기관으로 출발했다. 한 지역 영화인은 “한쪽에 과한 힘이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통합이 부산 영화계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며 “BIFF의 ‘덩치 키우기’가 아니길 바란다 ”고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