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대 미학·고뇌 공유하며
- 독자예술 구축한 감독들 탐구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이색적인 기획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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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 100주년 특별전’에서 상영되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 |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와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15일까지 ‘한국 영화 100주년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한국 영화는 1919년 10월 27일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의리적 구토’가 처음 상영된 날을 기점으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시네마테크는 이 뜻깊은 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한국 영화사에 족적을 남긴 주요 작품 10편을 소개한다. 또 소재와 모티브에서 한국 영화와 유사성을 지닌 외국 영화 10편을 함께 상영한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사의 고립된 주변부가 아니라, 당대의 세계 영화들과 미학·시대적 고뇌를 공유하면서도 자기만의 길을 모색해왔음을 확인하는 자리다. 국내외 영화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도 흥미롭지만 한국 영화가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차별화하는지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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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가와 곤 감독의 ‘열쇠’ |
예를 들어, 김기영의 ‘하녀’(1960) ‘이어도’(1977)는 일본 영화 ‘열쇠’(이치가와 곤, 1959) ‘신들의 깊은 욕망’(이마무라 쇼헤이, 1968)과 소재 및 모티브가 흡사하지만, 모방할 수 없는 김기영의 세계관이 돋보인다. 이만희의 ‘귀로’(1967)와 루이스 브뉘엘의 ‘세브린느’(1967), 김수용의 ‘안개’(1967)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정사’(1960)는 모더니즘의 한국적 변용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대비를 보여준다.
장르 영화의 한국적 변주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반갑다. 한국적 팜므파탈의 원형을 보여주는 신상옥의 ‘지옥화’(1958)와 할리우드 팜므파탈의 원형이 등장하는 찰스 비더의 ‘길다’(1946)의 대조는 신상옥이 서구적 영화 작법에 능통하면서도 한국적 현실의 질감을 놓치지 않는 뛰어난 장인이었음을 입증한다.
특별전 기간에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함께 하는 강연도 열린다. 구형준, 김지연, 박인호, 한창욱 영화평론가가 강연자로 나서 국내외 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설을 들려준다.
‘한국 영화 100주년 특별전:한국영화 vs 외국영화’의 자세한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를 참고하면 된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