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줄곧 부산에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의 평론집이 나왔다.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다.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노혜경·배옥주·조원론·조갑상·고금란·한창훈 등 지역 시인과 소설가를 중심으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몸담은 지역 문단에 대한 평론가로서의 성찰도 포함됐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