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시로 국제신문 백일장 입선
- 문학의 길 걷도록 용기 준 인연
-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보람 밝혀
정갑숙(56) 동시인은 제19회 최계락문학상 수상자 인터뷰에서 “제가 동시인이 된 것은 국제신문과의 특별한 인연 덕분”이라며 운을 뗐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결혼했고 전업주부로 살았어요. 그러던 중 국제신문이 주최한 백일장에서 처음 쓴 시 ‘고향가는 길’로 입선해 용기를 얻었고 그 후 여러 차례 백일장에 나가 수상하면서 문학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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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최계락문학상 공동수상자 정갑숙 동시인. 전민철 기자 |
그는 이어 “199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처음으로 ‘신춘문예 응모’란 것을 해 보았는데, 그때 보낸 작품이 덜컥 최종심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비록 당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다음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고 응모작 ‘나무와 새’가 당선돼 동시계에 데뷔했다.
“최계락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국제신문과의 고마운 인연이 떠올랐어요. 존경하는 최계락 선생님의 이름을 단 상을 받게 돼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정 시인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나온 자리에 ‘최계락 동시집’을 들고나왔다. 그는 “최 시인의 ‘고갯길’이라는 시가 저의 시 ‘고향가는 길’과 비슷하고 자연을 소재로 한 시가 많은 것도 인연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위해 숨을 고르던 중 이번 상을 받은 것은 더욱더 정진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시인의 동시집 속에는 작가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누리던 행복을 시로 보답하고 싶은 심리의 작용인지 유독 자연을 노래한 것이 많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힘든 일일 텐데도 그는 “정말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동시라는 게 어린이만 읽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우리네 삶을 소재로 한 동시를 쓰고 싶습니다. 특히 나의 미래 모습이기도 한 노인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을 쓰고 싶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려고 요양보호사를 시작했는데 공부가 많이 되고 있어요.”
최계락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정 시인은 한 발 짝 더 나아갈 준비를 한다. 그는 “동시집을 낼 때마다 수상 복이 있어서 용기를 얻었다”면서 “최근 가족들이 아파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가족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다. 시인은 시를 쓰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정갑숙 시인 자선(自選) 동시
<한솥밥>
하늘 높은 날
밤나무가 밥을 퍼 놓았다
가시 밥그릇 소복소복
늦봄 하얀 꽃불 연기 솔솔 피워
한여름 푸우 푸우 뜸을 들이고
가을에 잘 퍼진 알밤 고봉밥
다람쥐 들쥐 멧돼지 바둑이 사람
초록별 가족 한솥밥 먹는다
밤나무가 지은 고소한 밥.
<약력>
1963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남. 신라대 국사교육학과 졸업. 1998년 아동문예 신인상 수상.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 동시집 ‘나무와 새’ ‘하늘다락방’ ‘개미의 휴가’ ‘말하는 돌’ ‘금관의 수수께끼’ ‘정갑숙 동시 선집’ ‘한솥밥’. 오늘의동시문학상(2004), 영남아동문학상(2008), 부산아동문학상(2013),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2014), 한국안데르센문학상(2014)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