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아카데미 본선 가능성 높아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북미 수입 1100만 달러를 넘기며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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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북미 개봉 한국 영화 흥행 1위인 2007년 심형래 감독의 ‘디 워’ 기록을 12년 만에 넘어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와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까지 ‘기생충’은 북미 수익 1127만8976달러(131억391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이다. 또 봉 감독 자신의 영화 ‘설국열차’가 세운 456만365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역대 북미 개봉 한국 영화 흥행 1위인 ‘디 워’(2007년)의 1097만7721달러를 12년 만에 훌쩍 넘어선 기록이다.
‘기생충’의 북미 흥행 성공이 지닌 의미는 여러 가지다. 먼저 ‘기생충’은 송강호, 이선규, 조여정 등 한국 배우가 출연했으며, 배우들의 억양과 뉘앙스가 중요한 영화여서 더빙 버전이 아닌 자막 버전으로 모두 상영하고 있어 진정한 한국 영화의 흥행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생충’의 흥행이 영화적 힘을 바탕으로 서서히 이뤄낸 결과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애초 뉴욕과 LA의 3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극장당 12만8072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북미 개봉 역대 외국어 영화 극장당 최고 평균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흥행 성공으로 점차 스크린 수를 늘려 개봉 5주차인 지난 주말에는 603개관에서 관객과 만났다. 이 같은 북미 흥행으로 ‘기생충’은 내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은 아카데미 상의 여러 부문에서 수상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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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 |
‘기생충’이 북미 관객에게 낯선 한국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이유로는 단연 봉 감독에 대한 북미 관객의 신뢰감을 들 수 있겠다. 2000년대 ‘살인의 추억’ ‘괴물’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영화계에 알린 봉 감독은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인 ‘설국열차’, 넷플릭스 영화 ‘옥자’ 등으로 탄탄하고 재치 있는 연출력과 기발한 스토리텔링을 인정받았다.
기생충’은 이런 ‘봉준호 표’ 영화의 특성을 한국적으로 잘 살리면서도 전 세계의 공동 화두인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를 코믹하게 다뤄 외국 관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됐다. 여기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프리미엄이 얹어지면서 ‘기생충’은 재미있으면서 작품성도 갖춘 영화로 여겨지고 있다. LA타임스의 “익살스럽게 시작해 절망에서 마무리되는데, 매 장면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주며, 관객들은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집중하게 된다”는 평은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전 세계 202개국에 판매된 ‘기생충’은 지난 5월 30일 한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호주, 독일 등 세계 30개국에서 개봉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