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중학교 교사가 희곡 써
- “각자 시선 따라 선악 바뀌어”
- 관객, 학폭위원 참여 함께 토론
- 25일 오후 7시 극장서 시연회도
학교폭력을 소재로 현직 교사가 직접 쓴 희곡이 특별한 연극 무대로 꾸며진다. 관객이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극에 개입하며 배우와 함께 결말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여느 연극에서 느끼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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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이야기의 배우들이 연극 ‘착한 아이들’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극단 이야기 제공 |
극단 이야기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6번 출구 소극장’(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착한 아이들’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한국메세나협회의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 지원을 받아 무대에 올린다.
‘착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민선이 가해자 주희의 갑작스러운 자살 사건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민선의 엄마(미영)가 담임교사(호석)와 상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폭력위원회를 여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시선을 조명한다.
이동희 배우가 교사 호석 역을, 임선미 배우가 민선의 어머니인 미영 역을 맡아 열연한다. 오랜 기간 교육연극 전문가로 활동해온 극단의 남혜진 대표가 ‘교감’ 역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과 배우를 잇는 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박현형 연출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지만 각자의 시선에 따라 선과 악이 바뀔 수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학생 학부모를 비롯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곡은 현직 중학교 교사인 신호권 작가가 썼다. 그 역시 학창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가 실제 겪었던 피해 사례 등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신 작가는 “작가로서 적극적인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극의 전개나 결말을 관객의 선택에 맡기고 싶었다”며 “사회 구성원인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어디까지 바로잡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교육 연극의 한 갈래인 T.I.E(Theatre-in-Education)를 일부 반영했다는 점이다. T.I.E는 일반적으로 예술가 그룹이 공연을 하고 관객이 그 극에 참여하면서 완성해가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종종 활용되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적용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박 연출은 “극 중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는데 관객이 위원 자격으로 참여하게 된다.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연극의 내용이 바뀌는 등 다양한 전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객이 직접 극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변수가 예상되는 만큼 준비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에 본 공연에 앞서 오는 25일 오후 7시 ‘6번 출구 소극장’에서는 시연회도 연다. 남 대표는 “중간 점검을 겸한 공연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극단 이야기는 1996년 11월 창단했다. 현장 예술과 연극이 갖는 독창적 예술 교육을 접목시켜 연극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를 지향하는 활동을 해왔다. 또 결혼이주여성, 장애인, 학대 피해 아동 등 우리 사회에 있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사업도 벌이고 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