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詩語에 담은 예순 인생…늦깎이들 시집 잇단 출간

기자 출신·본사 신춘문예 당선 김형로 시인 ‘미륵을 묻다’, 전업주부 조준 시인 ‘유머극장’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12-09 18:51:3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늦깎이로 부산 시단에 등단한 동갑내기 시인들이 예순이 넘은 늦은 나이에 나란히 첫 시집을 냈다.

김형로 시인
김형로 시인의 첫 시집 ‘미륵을 묻다’는 지난 시절을 돌아보는 성찰적 시선을 통해 현재의 삶이 나아갈 방향을 찾는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준다. 하상일 평론가는 김 시인의 작품에 대해 “앞만 보고 내달려온 현대인의 일상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뒤를 돌아보는 상상력에 깊숙이 침투한 것은 가장 본질적인 서정시의 세계에 다가가기 위한 시적 전략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했다. 시인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살아온 시간을 스스로 다시 살아가면서 중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발견한 성찰적 의미를 청년의 시간으로 전해준다. 김 시인은 “늦게 등단하다 보니 지난 일에 대한 회상이 많다. 사람 이야기를 통해 서정적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집에는 표제작이자 등단작인 ‘미륵을 묻다’를 비롯해 ‘청춘’ ‘잡채밥’ ‘엄마의 감자’ 등 63편의 시가 실렸다. ‘미륵을 묻다’는 고려 후기에 유행한 매향(埋香)의식에 관한 기록을 책에서 보고 쓴 시로, 자연을 통해 현대인의 자본주의적 속물성을 넘어 근원적 생명의 세계로 다가서고자 하는 시인의 철학이 엿보인다. 김 시인은 1958년 경남 창원 출생으로 부산일보, 경향신문 기자를 했다.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글이나 기사를 읽으면서 영감을 얻는다. 휴대전화에 시를 써놨다가 수시로 보면서 평균 100번 이상 고친다”고 했다.

조준 시인
최근 시집 ‘유머극장’을 낸 조준 씨도 늦깎이 시인이다. 59세였던 2년 전에 계간 ‘사이펀’ 신인상으로 등단해 61세인 올해 첫 시집을 갖게 됐다. 시집 제목 ‘유머극장’에 대해 조 시인은 “각박한 삶이지만 환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지었다”고 말했다. 이 시는 KTX 기차 안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정황에서 이미지, 은유, 추리, 유머 등을 끌어와 시적 자아를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그의 시는 고향 거제에 대한 애정과 추억,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현대의 일상생활과 결부시켜 조화롭게 표현했다. 구모룡 평론가는 “시인의 민활한 감각은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고 익숙한 일을 낯설게 한다. 은유와 이미지를 통해 시적 확장을 거듭하고 때론 추리와 언어적 유희를 동원해 상상력을 넓힌다. 삶에 내재한 고갈과 죽음의 무게를 생명과 에로스의 의지로 극복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단에서의 중장년 신인들의 등장은 고령화 시대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지만, 탄탄한 교육과정에 힘입은 바 크다. 조 시인은 “4년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송진 선생님을 만나게 됐고 그 후 일주일에 한 번씩 송 선생님께 시를 배웠다. 그동안 전업주부로 살았는데 시를 쓰면서 나를 찾게 되고 행복한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6. 6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7. 7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8. 8전국 교정시설 수용률 126%…윤상현 “형사사법개편 앞두고 교도소 과밀 방치”
  9. 9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8. 8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 동구, 돔구장 유치 협의체 출범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6. 6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7. 7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8. 8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