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50> 음악가의 초상(肖像)

연주자 고뇌·삶 투영된 음악만이 관객에 위로·위안 줄 수 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16 19:05:5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세계인 언어로 소통되는 음악
- 연주자는 과거 악상 집착 말고
- 작곡가 말하고자 한 의도 바탕
- 예술적 상상력 더해 감동 줘야

현대인은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형태로 살아간다. 다양한 환경이란 것을 조금 다르게 살피면 해결해야 할 일 또한 많은 것이 된다. 이들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 또한 수없이 많다. 예술도 그 다양한 방법의 한 범주로 들어간다. 특히, 음악은 전문가부터 애호가까지 매우 다양한 사람이 즐긴다. 모두가 바라는 음악가의 초상(肖像)은 어떤 모습일까?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올해 열린 마티네 콘서트(낮에 하는 음악회) 장면.
음악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의 한 장르이다. 한병철은 그의 책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미는 망설이는 자이며 늦둥이다. 미는 순간적인 광휘가 아니라 나중에야 나타나는 고요한 빛이다”라고 역설했다. 필자는 여기서 음악이 가져야 하는 힘을 발견했다. 왜 ‘나중에 나타나는 빛’인가? 우선 음악은 흐르는 시간성 위에서 진행되는 시간예술이다. 결국 순간에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순간이라는 광활한 개념을 현시점으로 잡고 음악가는 모든 예술적 상상력을 소리로 표현해야 한다. 그럼,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연주가는 과거 작곡가가 작곡한 곡이든, 동시대 작곡가의 곡이든 ‘작곡가의 작곡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작곡된 시대를 더욱더 폭넓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사회사·문화사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 연주자는 상상력을 발휘해 새롭게 해석한다. 가끔 작곡가의 작곡 의도만으로 연주·해석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연주자 몫이 겹쳐 연주자의 새로운 해석으로 연주는 실현된다. 삶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형태가 다른 다양한 사람의 무리 속에서 ‘단 하나의 해석’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다.

결국, 연주자의 해석에는 연주자의 삶이 투영돼야 한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연주자의 삶을, 무대 위에서, 연주자의 의도로 재해석해, 들려주어야 한다. 과거의 빠르기와 지금의 빠르기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과거의 강약과 지금의 강약이 세월의 흐름만큼 동떨어져 있음을 들려줘야 한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 악상에만 사로잡혀선 안 된다. 물론, ‘정격 연주’라는 이름으로 작곡 당시 형태대로 철저하게 연주하는 영역이 있다. 논의가 너무 넓어지므로 이 글에서는 일단 논외로 한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연주자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연구·분석을 토대로 본인의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 넣어 현실적으로 실현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상상력이 예술의 힘이다. 이 힘이 감상자에게 위로와 위안을 준다. 거기 음악의 안식이 있다.

현대는 소통(疏通)을 원하면서도 소비(消費)만을 촉진하는 형태로 음악이 발달하는 것 같다. 이는 예술의 상상력을 축소할 뿐 아니라 시간이라는 한시성 위에서 한탕주의로 흐르는 경향도 아주 강하다. 예술이 “나중에 나타나야 하는 고요한 빛”이 되기 위해서는 한탕주의가 아니라 지속하는 시간의 흐름 위에 음악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현대인이 음악에서 위로와 위안을 받는 것은 그냥 ‘잘 만들어 낸 소리’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음악은 많은 고뇌의 산물이며, 세계인의 언어로 소통된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소리를 내기에, 소리 자체에 ‘자신을 대변하는 힘’이 있다. 인간이 모든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지만, 모든 생명체는 소리를 낸다. 음악은 이 소리를 새롭게 분석·해석해 악보라는 암호 속에 상상력을 담아 표현한다. 생명의 소리에 세계인이 열광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계인은 소비가 아닌 소통하는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음악가의 초상에 대한 필자의 답은 명확하다. 더불어 사는 이 시대에, 음악이 ‘나중에 나타나는 고요한 빛’이 되고,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도록, 사유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와 같은 목적 말고 다른 것은 음악인 스스로 내려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립예술단체를 비롯한 음악단체·음악인 모두 마찬가지다. 이 시점이 이를수록 시민과 애호가의 지지를 받는 시점도 빨리 올 것이다.

문화유목민·음악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5. 5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6. 6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7. 7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8. 8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9. 9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10. 10‘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6. 6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