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채 호박이 넝쿨로 오고 있다
혼자 견딘 긴 여름 들판을 밟으며
이 가을 구릿빛 얼굴에 새끼들 앞세우고
시조 하면 시조창이나 한자가 많은 고시조를 떠올리며 케케묵은 문학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매년 1월 1일 신문사의 신춘문예를 보면 다른 장르와 같이 시조 당선인도 배출되는 아직 살아있는 현대문학입니다. 원래 한시는 중국 시였고 우리 민족은 시조가 시였죠. 작품을 읽어봅니다. 제목이 관념어인 희망입니다. 시의 배경이 거두어들이는 계절 가을인데, 무릇 부자든 서민이든 자식이 희망 아닌가요? 무더위로 견디기 힘든 계절, 긴 여름 들판을 건너듯이 힘든 한 해를 마무리하다 보면 내 새끼만큼 희망과 위안을 주는 것은 없죠. 힘들 때 환한 웃음으로 내 품을 향해 달려오는 내 아이의 얼굴이 그려지는 현대 시조, 자식이 희망입니다. 변현상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