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간 격주로 소개해 온
- 부산 구석구석의 힙스터들
- 널리 알린다는 사실에 뿌듯
- 이제 마음껏 자랑하자
- 1000만 명 몰린 서울보다
- 우리 부산이 더 ‘힙’하다고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연재가 10회를 조금 넘겼을 무렵, 우연히 마주친 부산의 어느 싱어송라이터는 내게 칼럼을 잘 챙겨보고 있다며 ‘생각보다 부산에 뭐가 많네요’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일하고 놀며 살아가는 이들은 의외로 부산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참모습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때 적어도 30회까지는 연재를 이어가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나 역시도 취재를 위해 지난 2년간 여러 공간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며 매번 새로운 발견을 거듭해왔다. 그리하여 어쩌다 보니 2019년 마지막 날 지면에 실릴 마지막 회(51회) 원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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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경성대 앞 복합문화공간이자 펍인 오방가르드(Ovantgarde)에서 열린 밴드의 공연 모습. 국제신문 DB |
그동안 연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힙스터란 무엇인가?’였다. 힙스터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힙스터(hipster)- <명사> 194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서, 유행 같은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이르는 말’. (출처 : 네이버 어학 사전)
힙스터, 힙하다 등의 표현은 여기저기서 숱하게 들려오는데 정작 스스로가 ‘힙스터’라고 자처하는 이를 만날 기회는 없었다. 때마침 영화배우, 칼럼니스트, 공연기획자, 산책가 등 여러 가지 일을 벌이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던 나는 스스로 ‘힙스터’를 자처하고 힙스터가 됐다. 힙스터라는 자아는 내게 꽤 유용한 모티브였다. 내 안의 무기력 요괴가 활개를 치며 만사가 귀찮아질 때마다 ‘그러고도 네가 힙스터냐?’ 라고 스스로 다그쳤다. ‘자신들만의 문화를 좇는다’는 모호한 설명은 대충 멋대로 해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부산 힙스터’라는 칼럼으로 51번이나 지면에 나오게 되었으니 이젠 빼도 박도 못 하게 여생을 내내 힙스터로 살아가야 할 운명이다. 나는 그냥 힙스터가 아니라 부산의 힙스터다. 1000만 이상이 바글바글 모여 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이미 힙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그에 비해 부산은 힙 터지는 문화공간들과 예술인들을 잔뜩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자각하지 못하니 자랑하지도 못하는 것 같은 갑갑함이 여전히 있다.
끝으로 부산 힙스터 10만 양병설을 제안한다. 자신은 비록 음지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힙스터가 되어 주변 가까이에 숨어있는 힙 터지는 문화공간들과 사람들을 직접 발견하고 보는 재미가 말도 못 하게 쏠쏠하다. 내가 해봐서 안다. 생각보다 쉽고 단순한 일이다. 스스로 힙스터라고 자각하는 순간 말하고 행하는 모든 것이 힙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말하자면 도(道)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구세대 적폐 힙스터들처럼 쪼잔하게 나만 알려고 하지 말고 널리 알려 우리 부산을 힙하게 가꾸는데 함께 해주길 바란다.
이제 나는 재야의 힙스터로 돌아가려 한다. 후련한 만큼 아쉬움도 많다. 여건상 소개되어야 마땅했으나 아직 소개하지 못한 인물들과 공간들이 가득하다. 새해부턴 다른 방식으로 이들을 조금이라도 알릴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보려 한다.
그간 취재에 응해주신 많은 분께, 2년간 지면을 허락해준 국제신문에, 꼼꼼히 챙겨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매번 아슬아슬하게 마감에 쫓기면서도 펑크는 내지 않았던 기특한 나 자신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작가·부산힙스터연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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