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마찬가지로 응모작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풍성했다. 시조의 국제화를 바라는 마음에 기대어 동봉한 작품들이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와 내용 면에서 우리 시대의 삶을 구체화하는가에 주목해 응모작을 선별했다. 5편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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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창권 심사위원(왼쪽), 박권숙 심사위원 |
최정희의 ‘스파이더맨’은 ‘창(槍)’과 ‘창(窓)’이라는 중의적인 삶의 형태를 안정감 있게 의미화했으나 동봉한 작품이 따라주지 못했다. 박민교의 ‘뭉크의 절규, 숨을 쉰다는 것’은 불모의 현대성을 감각적으로 재현했고, 이복렬의 ‘투신하는 태양-울돌목’도 ‘울돌목’이라는 역사적인 지명을 볼륨감 있는 이미지로 환기했으나, 비판적 감성 그 자체에 머무른 것이 흠이었다.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은 이은영의 ‘맷돌’과 윤애라의 ‘고요한 함성’이었다. 먼저 ‘맷돌’은 안팎이 혼재된 세계를 자아 내부에 끌어들여, 다독이고 숙성시키다가 마침내 환하게 펼쳐내는 발상이 돋보였다.
이에 비해 ‘고요한 함성’은 노점상을 하는 청각 장애 부부가 몸으로 말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능숙한 비유를 통해 형상화했다. 이를테면, “숨었던 말문이 활짝, 꽃으로 피”는 생명력이나 “초승달 온몸을 기울여 남은 달빛 쏟고 있다”와 같은 우주적 감성은 대상 세계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작가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불어 다른 작품에서도 당선작에 버금가는 기량을 확인 할 수 있어, 이견 없이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아쉽게 탈락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과 함께 내년에 더 좋은 결실로 만날 수 있기를 부탁드린다.
염창권 박권숙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