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을 통해 본심에 오른 작품은 총 여덟 편이었다. 이 중에서 심사위원의 윤독을 거쳐 집중적으로 논의된 작품은 ‘타인의 반경’ ‘첫 번째 눈과 사라진 발자국’ ‘웃어라 고래’ ‘빈집’ 등 4편이었다.
‘타인의 반경’은 설정은 좋으나 문장과 대화가 거칠다는 점이, ‘첫 번째 눈과 사라진 발자국’은 밀도 있는 치밀함과 흡인력에도 불구하고 작위성과 왜곡된 인물들의 기원까지 깊이 있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웃어라 고래’는 고래의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재희를 중심에 놓고 재희뿐만 아니라 재희와 같은 장애를 지닌 재희의 엄마까지 넉넉한 품으로 감싸 안는 큰 덩치의 소유자, 재희 이모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문제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진구가 등장하는 후반부로 갈수록 갑자기 이야기가 풀린다는 점이었다. 결국 본심 심사위원들은 이견 없이 ‘빈집’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빈집’은 삶이 무엇인가를 인물과 공간의 대비를 통해 절묘하게 질문하는 작품이다. 보험회사에서 퇴직한 남편과 말 없이 보여주는 공 씨의 삶의 태도, 그런 공 씨가 사는 비석마을로 알려진 아미동이라는 부산의 공간적 특수성을 활용해 주제 의식을 부각했다는 점도 후한 점수를 얻는 데 한몫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시길 빈다.
▶본심 심사위원=김탁환 이상섭 소설가 ▶예심 심사위원=이미욱 소설가, 강희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