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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연극의 해’라는데…부산 소극장들은 줄폐업 예고

문체부 공연문화 붐업 나섰지만 청춘나비아트홀 1월중 운영중단

  • 국제신문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0-01-01 19:19:17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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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아트홀도 임대 계약 만료
- 연극수요 줄고 임차료 부담 더해
- 활성화 위한 시의 대응책 절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을 ‘연극의 해’로 지정할 계획을 밝히며 공연문화의 ‘붐업’(Boom-up)을 꾀하려는 분위기와 달리, 부산 연극계는 연초부터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지역 창작예술 문화의 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소극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결아트홀에서 연극 ‘간’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한결아트홀 제공
연극계는 소극장이 줄면 그만큼 연극인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와 다양성 또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소극장을 지역의 문화공간이자 자산으로서 인식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운영난에 휘청이는 지역 소극장

청춘나비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청춘나비즉흥극’에서 연기자들이 공연하고 있다. 청춘나비아트홀 제공
최근 찾은 도시철도 수영역 인근 ‘청춘나비아트홀’. 1999년 12월 문을 연 소극장으로 건물 지하 1층에 81석 규모로 아담하게 꾸몄다. 객석의 의자부터 무대 설치까지 전부 강원재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역 연극업계의 침체기 속에서도 10년을 근근이 버텨왔건만, 이번 새해 첫 달은 넘기지 못하게 됐다. 10년간 월세만 두 배로 오른 데다, 장비 관리 수리 등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쌓인 빚만 1억 원이 넘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쳐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소극장은 연극이라는 순수예술 장르가 사라지지 않게 붙들어놓을 수 있는 근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더 버티기가 힘들어 1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며 “그나마 마지막 공연(‘살고 싶다. 그림처럼, 시처럼’)이 청춘나비가 기획과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라 다행이다”고 씁쓸해했다.

청춘나비아트홀뿐 아니라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또 다른 소극장 ‘한결아트홀’(137석) 역시 운영을 중단할 상황에 놓였다. 한결아트홀은 2014년 문 닫은 가마골 소극장 자리에 2015년 3월 개관했다. 2월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최근 건물주로부터 ‘연장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결아트홀 김성배 대표는 “배우들의 열정, 관객들의 발길을 외면하기 어려워 힘든 상황에서도 월세 한 번 밀리지 않으며 버텨왔는데 회의감이 든다”며 “부산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점점 무너져간다는 점에서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소극장=문화자산’ 인식 높여야

부산지역 소극장의 침체는 한두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1일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에 따르면 회원 극장 상당수가 운영난을 겪고 있다. 연극 수요 자체도 줄고 있는데 임차료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상업 연극에 떠밀리는 지역 연극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2013년 12개 소극장이 모여 창단했는데 현재는 활동하는 곳이 9곳(지난해 말 기준)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자유바다소극장이 운영난에 문을 닫았다.

연극계는 이처럼 소극장문화가 붕괴된 원인으로 부산시의 관심 부족도 한몫 했다고 지적한다. 수년 전부터 연극계가 시에 소극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시가 추진하는 소극장 관련 사업은 매년 개최하는 ‘가을연극페스티벌’에 1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부산연극협회 손병태 대표는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소극장이 어려운 상황이라 일부 지자체는 임대료 지원 사업 을 벌이기도 한다”며 “3, 4년 전부터 몇 번이나 시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순수예술 공연을 하는 소극장(기획극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를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이 발생하자 임대료를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한 해 기획극장 15곳에 4억 5000만 원 규모의 임차료를 지원했다. 물론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극장은 자체 공연 일수를 채우는 등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각의 개성을 지닌 소극장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이며 올해도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은 지역 소극장의 운영 현황 등 실태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임차료 지원에 대해서는 타 장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 차원에서 소극장 시설을 집적해 메카로 조성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지역 연극업계의 침체와 관련해 이달 중 소극장 측과 간담회를 열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소속 극장 현황

청춘나비아트홀 

수영구 광안동

소극장6번출구 

수영구 남천동

하늘바람소극장 

남구 대연동

열린아트홀

동래구 온천동

한결아트홀

연제구 거제동

용천지랄소극장 

남구 대연동

레몬트리소극장 

수영구 남천동

나다소극장 

남구 대연동

액터스소극장

수영구 남천동

※2020년 1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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