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편리성·수수료 제로 불구
- 인지도·홍보 효과 등 의문 높아

부산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전시·축제 등 문화정보를 한 곳에서 검색하고 예매도 가능한 포털 사이트가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사이트의 인지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세금만 쓰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산시는 문화 포털 ‘부산e문화파크’가 오는 3월부터 1개월 동안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4억3100만 원의 예산을 들인 부산e문화파크는 부산문화회관·시립미술관 등 공공 문화시설은 물론 민간 시설의 문화행사 정보를 한데 모아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예매시스템도 갖춘다. 연내 추가로 예산 3억 원을 더 들여 2단계 사업을 진행해 예술인 지원, 생활문화, 문화나눔 등의 콘텐츠를 담을 예정이다.

현재 시 홈페이지의 부산문화관광사이트(mtour.busan.go.kr)가 있지만, 2008년 구축돼 시스템이 낙후된 데다 관광 정보 중심으로 짜였고 예매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산문화회관 대관 공연이나 부산현대미술관 등 문화시설 관람권과 원아시아페스티벌·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각종 유료 축제는 인터파크·하나티켓 등을 통해 인터넷 예매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수수료로 지불하는 비용은 티켓 가격의 4~7%다. 부산문화회관의 온라인 예매 비율은 43%에 달할 만큼 인터넷 예매 수요가 많다.

시는 부산e문화파크를 통해 지역 공연·전시·행사·축제를 홍보하는 기대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다면, 지역 문화·예술·축제 단체는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표를 팔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문화포털의 활용도가 저조하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원이 2018년부터 전국의 공연·전시·행사·축제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포털(www.culture.go.kr)’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으로 티켓을 예매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네이버 데이터 연구소에서 지난달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인터파크티켓을 100으로 치면 문화포털의 티켓 예매 사이트인 문화N티켓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화포털을 통해 예매하는 경우가 상당히 드물다는 의미다. 구글 데이터 연구소의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축을 목전에 두고 있는 부산e문화파크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문화 예술계 관계자는 “소극장 관계자들은 자체 예매시스템이 없고 홍보 채널이 부족해 부산e문화파크 구축을 반기고는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사이트를 구축해 기존의 티켓 사이트와 같이 활용되려면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문화예술과 명지정 문화복지팀장은 “부산e문화파크는 문화예술 행사를 제대로 알릴 방법이 부족한 문화 공급자와 문화예술행사를 즐기고 싶어도 어떤 공연·전시 등 문화행사가 있는지 제대로 알 방법을 찾지 못하는 시민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지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 문화N티켓 대비 예매사이트 검색 비율 티켓예매사이트 검색 비율 인터파크티켓 100.0 문화N티켓 0.20465 티켓링크 14.64555 하나티켓 12.68721 멜론티켓 12.606 ※자료 :네이버 데이터연구소,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