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신체가 곧 붓” 캔버스 위에서 꿈틀대는 선들

행위미술가 이건용 작가 개인전, 20일까지 해운대 데이트갤러리

  • 권용휘 기자
  •  |   입력 : 2020-01-14 19:00:5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로 171㎝ 가로 227㎝짜리 거대한 캔버스에는 파란색 물감을 흠뻑 묻힌 붓질이 꿈틀대고 있었다. 행위미술가 이건용(78) 작가의 ‘신체의풍경 76-1’이다. 이 그림은 작가가 캔버스 앞이 아닌 캔버스 뒤에서 오로지 ‘선’에만 집중하면서 나온 흔적이다. 작가의 개인전 ‘신체의 사유’가 열리는 데이트갤러리(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그를 만났다.
이건용 작가의 ‘신체의풍경 76-1’. 데이트갤러리 제공
“화면 앞에서 그림을 만드는 게 아니라 화면 뒤에 가서도 선 긋기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더 본질적인 선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꼬마가 내 방법을 써서 그림을 그려도 비슷하게 나온다. 전문가 비전문가가 만날 수 있는 지점을 만들고 싶었다.” 작가는 신체를 통해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가 휘두른 선에는 특유의 힘과 리듬감이 물씬 묻어났다. “선을 긋기 전에 ‘자신의 숨 소리를 들어보라’는 조언을 한다. 숨 쉬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너무 당연해서 무가치하다고 생각해 숨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호흡의 리듬을 따라가면서 선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신체가 허용하는 자연스러운 선을 긋는 게 선 긋기의 실체다.”

그에게 회화는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행위가 평면에 표현된 결과물이다. 작가가 이른바 ‘신체드로잉’을 하게 된 계기는 유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민족기록화가 대세였다. 위인들의 얼굴을 그리고 동상을 만들면 최고라고 인정받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이념과 정치적인 사상을 떠나서 근본적으로 그린다는 행위가 무엇일까, 작가가 그린다는 최초의 행위는 본원적으로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정부에서 예술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 개입하려 하니까 이에 대한 반항으로 시작했다.”

작가는 1973년 프랑스 파리비엔날레,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가한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였다. 전통적인 회화의 방법론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와 실험을 통해 조형적 해체를 추구했다. 한동안 잊히는 듯 싶었지만,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사상 처음으로 6개월 동안 개인전을 열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지난해 3월 열린 아트바젤 홍콩과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 등에서 작품이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양팔을 크게 휘둘러 하트 모양을 그린 ‘드로잉의 방법 76-3-2010’은 추정가를 웃도는 약 1억4000만 원에 낙찰됐다.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권용휘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7. 7'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