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길 돌리는 타지 공연자들

- 공연장 관리 안 돼 자리 못 잡아
- 기획자들 부산공연 속속 기피해
- 눈에 띄는 공연 없고 대관 못채워

# 지역 문화 향유층 다른 도시로

- 공연갈증 해소차 서울·대구 원정
- 관람위해 30만~50만 원 지출도

# 인프라 확충·재단법인 고려를

-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문가 23명
- 부산은 곳당 3,4명 그쳐 ‘대조’
- 재단법인으로 전환, 숨통 터줘야

“부산이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문화 쪽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공연장을 즐겨 찾는 직장인 김건우(39·부산 부산진구) 씨는 서울이나 대구로 원정관람하는 경우가 한 달에 한 번꼴이다. 공연비는 물론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합하면 적어도 30만 원, 많을 때는 50만 원이 든다. 김 씨는 “지난해 연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서울과 대구 공연만 했다. 집 근처에 수준 높은 공연장이 있어 좋은 연주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금정문화회관은 유료관객 비율이 44%를 기록할 정도로 부산에서 비교적 운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금정문화회관 전경. 국제신문DB

부산지역 구·군별 문화회관 활성화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1997년부터 ‘1자치구 1문화예술회관’을 목표로 지방 문화회관 건립을 유도하면서 부산에서도 1999년 금정문화회관부터 2009년 영도문화회관까지 20여 년 새 6곳이 들어섰지만 대부분 적은 예산과 기획 프로그램 부족, 운영 인력의 전문성 미흡 등으로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는 부산보다 인구가 100만 명이나 적은 인근 대구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문 인력 3명… 시설 관리도 안 돼


■예산·인력 확보… 재단법인도 고려

공연 기획자들은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예산 확대는 물론 전문 인력 확보와 물적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지역 문화회관 곳당 평균 운영비는 13억8700만 원으로, 대구(33억1800만 원)보다 훨씬 적다. 클래식 공연 전문 기획사 김문준 대표는 “구·군의 문화회관이 활성화돼야 공연 기획자들이 좋은 공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기획할 수 있다”며 “전문 인력도 부족하고 공무원이 문화회관을 운영하다 보니 공연자들의 요구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구·군의 사업소 형태로 운영되는 기초자치단체 문화회관의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단법인 형태가 되면 예산을 비교적 유연하게 운용·수급할 수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기초지자체 문화회관 중 4곳이 지자체 소속 문화재단을 통해 재단법인으로 운영되는 이유다. 시 사업소였던 부산문화회관도 2017년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예술감독 선임 방법을 바꾸고 시즌제를 운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승엽(연극원) 교수는 “문화회관 운영이 잘되려면 전문가들이 연속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기초지자체에서 문화재단을 만들어 운영하면 후원을 받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 부산 구·군  문화회관 현황 (단위 : 만 원) 구분 문화 회관 공연 일수 기획공연  수입 대관 수입 2018년 금정 268 1억2260 2억1400 동래 56 1500 1억3200 북구 30 - 2300 을숙도 109 4500 9640 영도 158 5380 2380 해운대 113 1억200 1억7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