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활력 잃은 영화도시 부산…어디로 가고 있나? <하> 마스터플랜 수립 시급

영화산업 컨트롤타워 기능 다잡고, 장기 전략 새로 짜야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0-01-27 18:46:4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미디어환경 등 급변화 맞춰
- 재도약 위한 생존전략 재수립
- 세제 혜택·시각효과 클러스터
- 캐나다 밴쿠버 등 해외모델 도입
- 부산 이전 기관 간 협업 필수
- 십수년간 제대로 된 용역 없어
- 방향성 전담 전문기구도 필요

한국 영화산업은 수도권 쏠림 현상과 대기업 독과점에서 비롯된 기형적 산업구조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부산은 20년가량 ‘지역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지만 사실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갈수록 국내외의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영화산업 육성에 뛰어들면서 생존 전략을 새롭게 강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부산이 전국 최초로 국제영화제를 만들고 선도적으로 영화 촬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며 산업의 뿌리를 내린 것처럼, 재도약의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영화산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바로 세우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일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한다.
   
부산 서구 남부민동 주택에서 영화 ‘감쪽같은 그녀’(2019)를 촬영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정책·인프라 특화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영상위원회를 만들고 영화 촬영 유치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현재는 서울 경기 등 전국 13곳(지난해 3월 기준)에 영상위가 설치됐으며, 인센티브를 비롯한 지원 사업도 보편화됐다. 부산은 후발주자로 나선 타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인센티브 정책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조건도 좋지 않다.

강원 4억 원(5회차 이상 촬영), 대전 3억 원(7회차 이상 촬영)으로 부산(2억4000만 원, 15회차 이상 촬영)보다 금액이 훨씬 많다. 인천은 ‘인천배경 촬영지원사업’에만 6억 원 규모를 배정하고, 별도의 해외 인센티브 사업도 벌이고 있다. 부산영상위 측은 “부산은 촬영지원 노하우와 로케이션 장소가 풍부한 장점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동남권 영화 촬영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촬영 인정 회차를 경남 울산까지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현장에서는 영화산업의 부흥을 일으킨 ‘해외 모델’을 적극 검토해 부산시가 정교한 정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나다 밴쿠버는 10여 년부터 영화·영상 프로젝트 후반작업에 드는 인건비에 상당한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그 덕에 미국 할리우드의 프로젝트도 많이 유치하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이며 풀도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밴쿠버가 소속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할리우드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다양한 세제혜택 등을 기반으로 시각효과(VFX)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이 지역의 세제혜택은 기본공제 35%에 후반제작 인건비 추가 17.5% 등이 더해진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CG·VFX 시장이 4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며, 캐나다는 2017년에 이미 세계 VFX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전한 영화진흥위원회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계 기관 간 협업도 필수다. 한 예로 영진위가 추진하는 ‘한·아세안영화기구’의 사업 계획을 보면 현재의 부산영상위 교육 프로그램과 기능이 일부 중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가 필요하다. 영진위가 기장군에 조성하는 부산종합촬영소 역시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영진위가 부영주택에 매각한 뒤 지난해 폐쇄됐던 남양주종합촬영소의 운영이 재개되면서 영진위는 부산종합촬영소의 경쟁력 있는 특성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역 영화계와 시민사회의 요구가 거세다.

계획대로라면 부산종합촬영소는 오는 3월 설계 공고와 계약을 마치고 10개월간 용역에 착수해 오는 2023년 5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영진위 측은 “장기적으로는 시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도록 세트장을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거나, 오픈 세트장 규모를 늘리는 방안 등을 부산시 기장군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비전 하루빨리 수립

전문가들은 ‘영화도시 부산’의 장기 플랜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시는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부산영상도시육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미 15년 전의 일이다. 부산연구원의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관련 연구는 2016년 3월 ‘부산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활성화를 위한 기초연구’가 마지막이다. ‘아시아영화중심도시, 부산’을 슬로건으로 내건 부산시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나 용역 없이 구호로만 영화중심 도시를 표방하면서 5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가 지난해 6월 수립한 ‘영화·영상 산업도시 부산! 완성을 위한 부산영상위원회 발전계획’을 보면 사실상 부산영상위를 영화산업 발전의 핵심기구로 보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인력 예산 등은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때 부산영상위는 ‘부산영상산업연구소’(2003~2008년)를 따로 운영했지만 5년 만에 폐쇄하면서 해당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 조직 내에 임시로 전략사업팀을 가동했지만, 임시 부서가 장기 정책을 수립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화도시 부산’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동의대 김이석(영화학과) 교수는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미래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며 “만약 영상위 내에 기구를 둔다면 그에 맞는 권한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진위 사무국장 등을 지낸 김인수 전 충남문화산업진흥원장 역시 ‘부산영상정책기획자문단’을 제안한 바 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0년간의 영화산업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영화의 패러다임을 반영해 부산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단순히 회의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액션플랜’까지 나아가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지역별 영화 촬영 인센티브 현황 

지역

총 지원액(지난해 6월 기준)

강원

4억 

경기

1억 9900만 

대전

3억 

서울

2억 

전남

1억 

전주

1억 9850만 

제주

2억 4000만 

청주

1억 3500만 

부산

2억 4160만

충남

1억 6100만 

인천

1억 6000만 

※자료 :부산시, 단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9. 9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여자 그림이 달라졌다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7. 7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8. 8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9. 9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10. 10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7. 7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8. 8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9. 9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알쏭달쏭 한자어 오독 소동 外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