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용역 후 내년 하반기 착공
- 1층 사무공간에 전시실·벽 없애
- 조명·편의시설 등 관람객 중심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22년 만에 대대적인 증·개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동 항온·항습장치를 구축하고 전시장의 핵심 공간인 1층 사무 공간을 전시실로 꾸미는 한편 카페나 레스토랑 등 편의 시설을 호텔급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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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22년 만인 올 상반기에 추경을 확보해 내년 7월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립미술관 로비에 전시돼 있는 ‘어쩌다가-하지훈’ 전. 국제신문DB |
■올 상반기부터 증·개축공사 추진
부산시는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1998년 3월 개관한 부산시립미술관 증·개축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등 총 예산 131억4000만 원을 책정했다. 올해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실시설계 용역비 8억 원을 확보해 하반기에 용역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 올해 본예산으로 책정해야 했지만 전임 관장이 불명예스럽게 사임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시의 계획대로 6개월간 용역이 끝나면 내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1년 동안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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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미술관 전경. 국제신문DB |
리모델링을 통해 우선 전시장에 자동 항온·항습장치를 들인다. 미술작품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료 균열, 박락, 지지체 변형, 곰팡이 및 균류 발생 등이 생겨 훼손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미술관은 ‘여름철 온도 26도 이하, 습도 47~60%’ 수준의 온도·습도 기준을 마련해 지키고 있다. 그러나 시립미술관에는 습도 자동 조절장치가 없어 제습기 몇 대로 습도를 관리하는 탓에 습도가 높아지면 온도를 낮춰 습도를 잡는 등 땜질식 처방(국제신문 2018년 9월 6일 자 21면 보도)으로 일관해 왔다. 장마철이면 습도가 치솟아 온도와 습도를 함께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시는 본지 보도에 따라 자동 항온·항습장치 구축과 함께 설립된 지 22년이 돼 노후화된 미술관 전체를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미술관 관리자인 공급자를 중심으로 설계됐던 건물을 관람객 중심으로 고친다. 미술관 1층에 있는 사무 공간을 지하나 맨 위층인 3층으로 옮기고, 1층을 전시실로 새로 꾸밀 계획이다. 또 방 형태로 각각 고립돼 있는 전시실의 벽을 없애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고, 테라스 형태 전시실을 만들어 관람객이 트인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할 예정이다.
■고급 조명 설치·5성급 호텔 식당
그동안 관람객이 미술품을 감상하는 형태는 크게 달라졌다. 20여 년 전에는 액자에 걸린 작품을 보는 데 그쳤지만 설치 미술 감상은 물론 이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으면 더 만족해 한다. 예전 미술관은 작품만 잘 보여주면 됐지만, 이제는 사진을 찍었을 때 작품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고민하며 조명과 배경을 설치해야 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기에는 시설이 낡아 같은 작품을 전시해도 소위 ‘때깔’이 안 나온다는 지적이 미술계 안팎에서 나왔다.
커피숍과 식당 시설도 높아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5성급 호텔에 준하는 수준으로 꾸밀 예정이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카페 캄파냐’, 팔레드도쿄 ‘무슈 블뢰’ 등 해외 유명 미술관은 유명세에 걸맞은 카페나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서울 유명 갤러리와 사립 미술관도 세련된 외식공간을 꾸미는 등 관심을 기울인다. 작품만 보는 미술관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비효율적이었던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다양한 형태의 전시물을 품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시민이 수준 높은 다양한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부산의 대표미술관에 와서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