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투표권·근로환경 문제 등
- 다양한 사례로 인권 이슈 소개
- 무심코 관습처럼 여겨진 침해
- 비판적 시각으로 목소리 내야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 대부분은 만 18세 이하의 시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 심지어 오스트리아의 경우 만 16세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선거 연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 19세였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만 18세의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법이 바뀌면서 올해부터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조정됐다. 당장 오는 4월 총선부터 청소년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게 된다.
청소년이 투표권을 갖는다는 건 단순히 유권자 수가 늘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선거는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일이자 정치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의 질서, 즉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을 만드는 것과 직결돼 있다. 따라서 청소년 유권자는 앞으로 그들의 인권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게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책 ‘십 대, 인권의 주인공이 되다’는 투표권 문제를 비롯해 청소년과 직결된 인권 이슈를 다룬다. 변호사이자 지역의 청소년법률지원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인권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린다.
학교와 일상을 포함해 삶의 다양한 범위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15살이 되면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많은 청소년이 온전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일하는 청소년을 부르는 호칭인 ‘아르바이트생’이란 단어에도 문제가 있다. 아르바이생의 ‘생(生)’은 학생(學生)이란 단어에서 따온 것인데, 모든 청소년이 학생은 아니란 점에서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또 이 단어에는 청소년을 주체적인 노동자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점에서도 부적절하다. 사실 이러한 인권 침해는 관습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때로는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주변을 예민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인권이 침해되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고통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차원에서 인권을 강화하는 일은 결국 우리가 사는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과도 같다. “인권을 존중받는다는 것은 인권을 침해받지 않는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모두 평등하고 동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타인에 대한 인정과 존중, 그것이 인권의 시작이다.”(236쪽)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