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최근 개그우먼 박미선이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미선 임파서블’을 통해 설날 세뱃돈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박미선은 곱디 고운 한복 차림으로 홍대 한 복판에 앉아, 많은 시민들의 세배를 받고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나눠줬다. 이날 세뱃돈 이벤트에서 박미선은 무려 300만원 가량의 금액을 지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 이벤트에는 독특한 미션이 하나 걸려있었다. 일반 복장으로 절을 할 시 1만원, 한복을 입고 절을 할 시 3만원, ‘그랜절’을 할 시 5만원을 준다는 미션이었다.

그런데, 다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당최 ‘그랜절’이 무엇인가 궁금했던 분들 있을 것이다.

‘그랜절’은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점장 문석구 역을 맡은 이동휘가 선보인 독특한 인사법이다. ‘천리마마트’ 속 세계관 상 가장 귀한 사람에게만 선보이는 인사법이 바로 ‘그랜절’이다.

바닥에 일직선으로 꼿꼿이 물구나무를 서서 일정시간 버텨야만 하는 고난이도의 동작 ‘그랜절’. ‘천리마마트’ 원작 웹툰에서야 만화 캐릭터이니까 쉽게 이 동작을 소화했지만, 과연 문석구 역의 이동휘가 이 동작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걱정은 기우였다. 이동휘는 CG 하나 없이 완벽한 ‘그랜절’을 선보였다. 이에 많은 팬들은 “설마 이것까지 웹툰 내용 그대로 살릴 줄 몰랐다” 며 즐거워했다.

사실 ‘천리마마트’ 는 “설마 이것까지 웹툰 내용 그대로 살리겠는가” 싶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아낸 ‘미친’ 드라마였다. 웹툰에서의 기괴한 복장을 그대로 유지할 순 없었지만 (그대로 했다간 19세 등급이 됐을지도 모른다) 많은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온 ‘빠야족’, 그리고 원작 그대로의 캐릭터들이 드라마 속에서 펄펄 날아다녔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출중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캐릭터를 십 분 살렸다. 어떻게든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만들어야 하는 정복동 역의 김병철과 어떻게든 천리마마트를 살려보려는 문석구 역의 이동휘. 두 사람은 환장의 케미로 많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박미선에게 그랜절을 선보인 시민, 박미선 유튜브 채널 ‘미선임파서블’

비록 최고시청률 3.4%로 큰 흥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 ‘천리마마트’는 다사다난했던 2019년에 많은 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준 단비 같은 드라마였다. 그들이 떠난 빈 자리에는 ‘그랜절’ 이 남았다. 방송인 유병재가 명절에 가족들 앞에서 ‘그랜절’을 하는 사진을 올리며 주목받기도 했고, ‘그랜절’ 덕에 박미선씨는 유튜브 10만 돌파를 달성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드라마 ‘천리마마트’. 생각없이 웃고 싶을 때, 정주행을 강력 추천한다!

정은진 기자 jej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