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입춘이 지나면서 바야흐로 매화의 계절이 무르익고 있다. 매화하면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매화를 극진히 좋아해 100편 이상의 매화시를 남겼는데,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저 매화에 물을 주라”고 할 정도였다.
그 ‘매화’를 두고 두향이란 인연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이제는 사실처럼 여겨지는 애틋한 스토리다.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로 부임하던 무렵의 일이다. 당시 퇴계 선생은 48세.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은 퇴계 선생은 이곳에서 두향이란 18세 관기(官妓)를 만났다.
곱상한 외모에 글 솜씨와 악기 다루는 솜씨가 좋았던 두향은 퇴계 선생의 헛헛한 심정을 채워줄 수 있었을 듯하다. 그런데 9개월 만에 퇴계 선생은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긴다. 이별의 징표로 두향이 퇴계 선생에게 건넨 매화 화분이 바로 그 ‘매화‘라는 것이다.
‘누렇게 빛바랜 옛날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듯/비어 있는 한 방에 초연히 앉았노라/매화 핀 창가에서 봄 소식을 다시 본다/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하지 마라’. (풍류인, 김천일, 어드북스, 2012) 퇴계 선생이 이별한지 수년 뒤 두향에게 보냈다는 한시다.
퇴계 선생은 1570년 70세로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 두향도 숨을 거뒀다. 관기 생활을 청산하고 평생 퇴계 선생을 그리며 지냈던 두향은 퇴계 선생과의 추억이 담긴 남한강 기슭 강선대(降仙臺) 근처에 묻혔다.
단양문화보존회가 단양군청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가을에 단성면 장회나루에서 두향제를 지낸다. 단양군청은 2017년 봄 장회나루 언덕에 퇴계 선생과 두향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 공원을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