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존재하는 감각 채집
- 작품에 재조합하거나 재배열”
-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
- 22일까지 회화·설치미술 전시
화성을 거부한 작곡가 쇤 베르크의 무조음악을 화폭에 표현한다면 이런 그림이 나올까? 자연음과 기계음, 그리고 변조된 사람 목소리가 복잡하게 뒤엉킨 전자음악을 표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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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휘 작가가 부산 해운대구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 전시된 그의 작품 ‘횡단의 방법’의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부산 해운대구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김진휘 작가의 개인전 ‘시도되는 공간’에 전시된 가로 5m, 세로 2.6m 규모의 회화 ‘횡단의 방법’을 보고 든 느낌이다. 그림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화폭에는 흑연·아크릴물감·크레용 등 채색과 무채색, 선과 도형은 물론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갖가지 형태가 공존하는가 하면, 그림을 지운 흔적까지 남아 그리는 행위와 지우는 행위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물티슈로 그림을 지우기도 했다. 충돌 자체를 많이 표현해 극대화하고 싶었다. 작업을 통해 정형과 무정형, 그리기와 그리기의 부정, 운동과 정지, 긋기와 흐리기, 투명과 불투명, 충동과 억제 등 반대되는 특징이 공존하면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시각화했다.”
그는 면 위에 반대되는 성질의 이미지들을 중첩하면서 익숙한 방향으로 화면이 진행되는 것을 막았다. “하나의 호흡으로 진행되는 화면에 일명 ‘브레이크’를 걸어 진부함 또는 평범한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했다. 시각적으로 불편한 상태를 만들어 관람객이 고민하도록 했다.”
작가가 추구하는 그림은 보는 이에 따라 관계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감정의 플랫폼’. “첫 개인전에는 지금과 같은 추상화가 아닌 구상화를 발표했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이었는데 이야기에 매몰돼서 그리는 게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지금도 ‘말하고자 하는 게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 중심과 이야기가 없는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감각들을 채집해서 작품 안에 재조합하거나 재배열 하려 한다.”
작가는 부산대학교 대학원 예술대학 예술문화영상학과 미학전공 박사 과정 중이며, ‘영주맨션’ ‘갤러리밈’ 등에서 7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개인전에는 작가의 회화 작품 3점, 회화를 3차원 공간에 표현한 설치미술 1점 등 총 4점이 전시됐다.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