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1일까지 롯데갤러리서
- 평면·부조·입체 40여 점 선보여
롯데갤러리 광복점에서 ‘머신드로잉(Machine Drawing)’ 작가 조현서의 개인전 ‘안녕, 친구들’이 열리고 있다. 작품은 친구들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을 주제로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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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인 ‘머신 드로잉’ 작품으로 롯데갤러리 광복점에서 전시를 열고 있는 조현서 작가와 작품들. 김성효 전문기자 |
평면·부조·입체 40여 점은 작가 고유의 ‘머신 드로잉’ 기법으로 제작됐다. 조각조각 낸 천을 재봉틀로 박음질한 뒤 이를 가위로 오려내고 다시 그 천을 캔버스에 붙여 표현하는 기법이다. 재봉틀을 붓이나 연필처럼 실을 물감 삼아 졸업과 입학을 맞이한 아쉬움과 슬픔, 그리고 설렘 가득한 표정들을 담은 얼굴 작품과 꽃을 든 남자,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놀이, 호기심 많은 아이 등 현대인들의 표정과 몸짓을 작품에 담았다.
작가가 하얀 바탕에 검정 실을 사용한 작품 ‘우리는’에서 현대인의 얼굴은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퀴벌레를 보고 놀란 듯한 여성, 반가운 이를 만나 밝게 웃는 남성, 이를 드러내고 분노를 표현하는 여성 등. 월급쟁이의 표정을 과장되게 그러나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다.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긴 표정이지만, 동시대를 짐작하게 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원래 유화 작업을 했지만 묵직한 느낌을 주기 어려웠다. 나만의 독창성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그 무엇을 표현하고자 많은 고민을 했다. 20년 전 즈음 대학에서 패션디자인과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학생들이 재봉틀로 옷을 제작한 결과물에 학생들의 성격이 나타났다. 연습을 해보니 속도, 실의 굵기, 실과 실의 간격 등 작업 중의 호흡이 그대로 표현됐고 이에 영감을 얻어 머신 드로잉을 시작했다.”
작가가 6명의 아이들을 묘사한 입체 작품 ‘contact telepathy’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낮잠 자는 시간을 다뤘다. 자기 싫어서 서로 눈치를 보고 같이 놀려고 눈빛 교환하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천장을 보고 누워 이야기에 한창인 아이, 자기 싫어 발버둥 치는 아이들이 누워 있다. “평면 작업을 하다 3차원 공간으로끄집어내고 싶었다. 언뜻 보면 놀이 같지만 생명의 유한성을 암시하기 위한 장치다.”
눈이 퍼렇게 멍이 든 여성은 꽃다발에 둘러싸여 있었고, 얼굴에는 이겼다는 희망과 행복감도 묻어난다. “여성 복서를 표현한 ‘챔피언’ 연작이다. 승자나 패자 똑같은 시간 동안 싸웠지만 진 사람은 쓰러지고 이긴 사람은 펄펄 난다. 이겼다는 성취감이 그를 뛰어다니게 한 것 같았다.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평면으로 시작해 부조와 입체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는 요즘 다시 평면으로 돌아가고 있다. “어느덧 평면이 자유롭고 무한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체 작품은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프레임 속 평면 작품은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준다.”
롯데갤러리 박은경 큐레이터는 “작가는 머신 드로잉이라는 독특한 표현법으로 다채로운 색을 활용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동아대 미술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15차례의 개인전을 했고, 남편 권영술 작가와 수차례 2인전을 열기도 했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051)678-2610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