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은 대한민국 공시지가 최고액을 매년 갈아치우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글로벌 상권이다. 명동 상권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며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수백억, 수천억 원대 자산을 일군 이들이 많다. 유명 은행의 VIP 팀장이자 자산관리사인 저자는 명동에서 자산을 일군 9명의 부자와 250명의 숨은 부자들과 일하면서 그들이 부자가 된 비결이 궁금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대한민국 서울의 한복판 명동에서 부자가 됐고, 왜 유독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많은 것일까?
무일푼에서 시작해 명동에 건물 7개, 서초동에 건물 1개를 보유하며 수천억 원대 자산가로 거듭난 김병희(65) 사장은 노력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 줄도 모른다고 말하는 저축형 부자다. 그가 강조하는 부자의 공식은 월급의 50%를 저축하는 것. 명동 부자가 풀어낼 법한 원칙이라기엔 지극히 교과서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단순함이 설득력을 얻는다. 책은 저축형, 학습형, 알뜰형, 집중형, 변화무쌍형, 속전속결형 등 9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부자들의 습관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10원짜리 하나도 엄격하게 관리하는 법을 부모에게 배웠다는 H 사장은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처럼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한 3, 4년간의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명동 지하의 작은 상가 매장에서 잘나가는 주력상품을 정해 가게의 정체성을 철저하게 지킨 조귀현 사장은 “20%의 주력상품이 가게의 매출을 올려줄 뿐 아니라 다른 물건도 함께 팔리도록 도와준다”고 조언한다.
명동 부자들은 서로 닮은 듯 다른 습관을 따르며 각자의 사업을 일구었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돈에 대한 관심보다 ‘일에 몰입하는 것’ ‘부는 열심히 일한 결과로 따라오는 부산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이다. 특히 저자는 명동 부자들이 은행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100원도 아끼고, 단출한 사무실에서 검소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돈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말한다. 흙수저도 강남 부자 못지않게 부를 쌓을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꿈을 가져라.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돈은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