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시포스의 형벌에서 ‘능동적 노동’을 읽는 작가

박주현 개인전 ‘노동의 사유’, 부산 DOT 미술관서 26일까지

  • 권용휘 기자
  •  |   입력 : 2020-02-23 19:42:04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는
- 나무 조각 작품 10여 점 전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반항아’ 시시포스는 신으로부터 큰 돌을 가파른 언덕 위로 굴려야 하는 형벌을 받았다. 그가 돌을 정상에 올리면 돌은 다시 밑으로 굴러 내려간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돌을 밀어 올리는 일을 시작해야 했다. 이런 반복적이고 의미 없는 노동은 끝없는 형벌이지만, 알베르 카뮈는 부조리한 형벌을 계속해서 받아들이는 시시포스를 ‘능동적 행위자’라며 인간 승리의 표상으로 보기도 한다.

박주현 작가가 그의 작품 ‘노동자’ 옆에 서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노동이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노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부산 금정구 DOT미술관에 ‘망치 작가’로 잘 알려진 조각가 박주현의 개인전 ‘노동의 사유’가 열리고 있다. 인간의 노동에 대해 다뤄온 작가의 12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노동이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작품 ‘비정규직’ 속 양복을 입은 남성은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 듯하다. 눈을 감고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 앉아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발은 바닥이 아닌 위자 위에 위태롭게 벌을 받는 듯 학다리 자세로 있었고, 팔은 등받이를 움켜잡고 있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다양한 노동의 현장과 그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나무로 조각한 작품 10여 점을 선보였다. 작품 주인공들은 모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인간의 형상을 통해 ‘노동’에 대한 메시지를 보다 강력하게 드러냈다. 전작들에서 인간의 모습은 아주 작게 표현되거나, 숨겨져 있었다. “인체의 군상을 조각했다. 인물은 노동자들이다. 노동의 장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인간의 실천으로서 개인적·사회적 의미를 찾아내고자 했다.”

그동안 작가는 망치나 장도리 등 도구의 손잡이에 작고 유머러스하게 조각을 해왔다. “인류는 수렵과 채집 그리고 유목에서 농경으로 정착 생활을 하기까지 도구들이 새롭게 바뀌어 왔다. 도구는 더 나은 삶에 도달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고,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이루는 수단이며, 삶의 연속성을 끌어주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동아대 조각과와 부산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권용휘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4. 4[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5. 5“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6. 6“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10. 10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3. 3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4. 4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5. 5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6. 6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7. 7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8. 8‘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9. 9[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10. 10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9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4. 4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7. 7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초등학교서 뽀뽀하려는 친구의 장난…“학교폭력 처분 정당”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